수능특강에서 서동지전과 이리도를 왜 묶었을까.
동물이 등장한다. 동물이 등장하는 이야기를 우화라고 한다. 이리도는 동물이 등장하기는 하지만, 우화소설은 아니다. 주인의 경계심에서 우러난, 이리떼에 대한 설명일 뿐이다. 우선 두 이야기는 어느 정도 목적성을 지니고 있다. 서동지전은 당시 세태에 대한 풍자와 비판을 다룬다. 제시문에서는 서동지의 논리적인 반박(백호산군에게 예의를 갖추지 않은 이유, 백호산군에게도 부덕함의 잘못이 있음)이 주를 이룬다. 그리고 동물의 본능과 생태계 체계의 균형에 관한 이야기가, 일본 제국주의의 멸망과 함께, 좌우익의 대립으로 찾아온 결과에 대한 비판적인 이야기로 엮어지는 이리도는, 이리가 우리민족의 생명력, 일본인은 거만한 제국주의, 광복후의 혼란까지 확장되는 과정과 의미를 담고 있다.
무력은 또다른 무력으로 당할 수밖에 없음을 경계하는내용이며, 생명은 공존에서 그 가치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이 숨겨진 의미라고 할 수 있다.
황순원, <이리도>
• 해제 : 이 작품은 광복 직후 혼란스럽고 폭력이 난무하는 한국 사회에 대한 비판을 담은 소설로서 제시문은 ‘일본인’의 폭력에 저항한 이리를 통해 무력에 대한 비판 의식을 드러내는 장면이다. 이 작품은 어른이 된 ‘나’의 회상 속에 ‘나’의 중학교 시절이라는 내부 이야기가 전개되고 그 안에 또다시 만수 외삼촌이 들려준 이야기가 전개되는 복합적인 액자식 구성을 보이고 있으며, 작품의 마지막에서 다시 액자 밖으로 돌아오는 과정 없이 끝을 맺는다. 이 작품에서 작가는 몽골인 주인을 통해 불필요하게 짐승을 죽이지 않으면 이리도 함부로 인간을 죽이지 않는 원리가 있다는 점, 이리조차도 생존에 위협을 받을 때 격렬하게 저항한다는 점을 드러내며 무력으로 인간의 생존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인간도 다른 민족이나 국가와의 공존을 위한 윤리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 주제 : 생존에 대한 강한 의지와 생존을 위해 필요한 윤리 의식
• 전체 줄거리 : 어른이 된 ‘나’는 중학교 시절 만수네 집에서 생활한 기억을 떠올리고, 그중에서도 만수 외삼촌에게서 들은 흥안령 저 쪽의 이야기를 생각해 낸다. 만수 외삼촌은 어느 추운 겨울밤에 몽 골인의 집에 묵게 되었는데, 우연히 일본인 객이 함께 묵는다. 이들 이 밤에 이야기를 나누던 중, 밖에서 개들이 짖는 소리가 들리고 몽골인은 밖에 이리가 있다는 말을 하며 이리 떼를 함부로 공격하면 위협적인 존재가 되어 큰 봉변을 당한다는 이야기를 해 준다. 또다시 개 짖는 소리가 들리자 일본인 객은 주인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권총을 들고 대일본 제국 신민의 솜씨를 보여 주겠다는 자만심을 드러내며 밖으로 나간다. 얼마 후에 멀리서 총소리가 들리고 주인과 만수 외삼촌이 일본인 객을 찾으러 나가지만 발견하지 못한다. 다음 날 아침 주인은 만수 외삼촌에게 아무 흔적도 남지 않았다고 하며 이리 떼가 무수한 이빨 자국을 남긴 권총 한 자루를 보여 준다.
[가]의 등장인물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백호산군은 고사를 전거로 도리를 강조하며 서대주의 태도를 책망했다.
② 백호산군은 서대주와 다람쥐를 직접 대면하도록 하며 송사를 진행했다.
③ 백호산군은 서대주의 소지를 통해 서대주의 인물됨을 헤아리고 판결을 내렸다.
④ 서대주는 백호산군에게도 쟁송이 발생하도록 한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⑤ 서대주는 다람쥐가 자신의 잘못에 대해 지적한 내용 중의 일부를 인정했다.
<보기>를 바탕으로 [가]를 감상한 것으로 적절한 것은?
송사 소설은 가족 간이나 향촌 사회 내에서 갈등이 발생했을 때 법에 의해 어떤 문제의 시비를 가리는 과정을 다루는 소설이다. 송사 소설에서는 절도나 폭력 등의 범죄, 협박, 무고1) 등의 가해 유형을 보인다. 다각도로 심문이 이루어지는 송사의 과정에서는 뇌물 수수의 행태가 나타나기도 하며, 작품에 따라 진상 규명 방식과 그 결과도 다양한 양상을 보인다. 송사 소설은 ‘과제 부여’와 ‘과제 해결’의 구조로 전개되며 과제 해결 주체는 판관이 대부분이지만 원조자나 제삼자가 그 역할을 하기도 한다.
[어휘 풀이] 1) 무고(誣告): 사실이 아닌 일을 거짓으로 꾸미어 해당 기관에 고소하거나 고발하는 일.
① 서대주와 최근에 ‘결원’이 생긴 다람쥐가 소송을 제기했다는 점으로 보아, 향촌 내의 세력 다툼으로 인한 원한 관계가 주요 갈등 구조임을 알 수 있군.
② 서대주가 ‘양식을 도적’했다는 이유로 잡혀 왔으나 실제로는 다람쥐가 거짓된 내용으로 소송한 점으로 보아, 가해 유형은 표면적으로 절도이지만 실제로는 무고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군.
③ 백호산군이 다람쥐가 미리 작성한 ‘소지’를 바탕으로 진상을 규명하려 했다는 점으로 보아, 다람쥐와 백호산군 사이의 부정한 결탁이 송사 과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알 수 있군.
④ 백호산군이 다람쥐를 ‘엄형정배’했다는 점으로 보아, 진상을 규명한 결과 공정하지 못한 판결로 억울하게 핍박받는 자가 발생했다는 것을 알 수 있군.
⑤ 서대주가 제출한 ‘소지’로 부여된 과제가 다람쥐가 작성한 ‘소지’에 의해 해결된다는 점으로 보아, 과제 해결의 주체인 서대주가 판관에 대해서 품고 있는 불신을 엿볼 수 있군.
[A]와 [B]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A]는 직위에 따른 임무의 차이를 근거로, [B]는 지역에 따른 관습의 차이를 근거로 상대의 잘못을 비판하고 있다.
② [A]는 자신의 지위를 과시하는 방식으로 무죄를 주장하고 있고, [B]는 자신의 경험을 근거로 경고를 수용할 것을 호소하고 있다.
③ [A]는 직위를 근거로 자신의 행위에 대한 이유를, [B]는 관련된 일화를 근거로 상대방의 행위를 만류하는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④ [A]와 [B]는 모두 사회적 조건의 변화를 근거로 자신의 언행이 정당함을 항변하고 있다.
⑤ [A]와 [B]는 모두 상대방의 의견이 실현 불가능하다는 것을 근거로 상대방에게 자신의 의견을 수용할 것을 설득하고 있다.
<보기>를 중심으로 [가], [나]를 감상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가]와 [나]는 동물을 소재로 교훈적인 내용을 전달하고 있다. [가]는 동물들을 의인화하여 신분제의 동요, 식량 부족으로 인한 경제적 갈등의 심화 및 이로 인해 사회 전반에 만연해진 비윤리적 태도, 지배층의 부패 등 조선 후기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드러내며 바람직한 가치관에 대한 성찰을 제시하고 있다. [나]는 ‘이리’라는 존재를 활용하여 식민지 시절을 벗어났음에도 동족 간 대립의 심화로 야만적이고 폭력적인 상황이 난무하는 광복 이후의 현실을 우회적으로 비판하며, 공존을 위한 윤리와 원칙이 필요함을 암시하고 있다.
① 다람쥐가 서대주에게 원한을 품었다가 그에 상응하는 벌을 받은 것으로 보아, [가]는 배은망덕한 태도를 경계해야 한다는 교훈을 전달한다고 볼 수 있군.
② 백호산군이 ‘무후’와 ‘한제’가 되지 못한 자신에 대해 탄식한 점으로 보아, [가]는 당시 지배층의 부패로 인한 구조적인 모순을 드러내는 것으로 볼 수 있군.
③ 다람쥐가 자신의 게으름을 숨기고 서대주에게 잘못을 전가한다는 점에서, [가]는 경제적 갈등의 심화로 사회 전반에 만연해진 비윤리적 태도의 일면을 드러낸다고 볼 수 있군.
④ 생명의 소중함을 환기하는 주인의 말을 무시한 일본인 객이 끝내 죽임을 당하는 장면으로 보아, [나]는 광복 이후의 폭력적인 현실에 대한 비판을 드러내는 것으로 볼 수 있군.
⑤ 주인이 산속에 있는 짐승들을 함부로 죽이지 않는 것이 상책이라는 말을 하는 장면으로 보아, [나]는 광복 이후 한국 사회에도 공존을 위한 윤리와 원칙이 필요함을 암시한다고 할 수 있군.
㉠~㉤에 담긴 인물의 생각에 대해 추측한 것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 잠깐 나가서 허공에 총만 한 방 쏜 후에 곧 돌아오겠지.
② ㉡: 무기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해 매번 이리를 놓쳤던 주인이 가소롭군.
③ ㉢: 일본인 손님의 마음을 진정시키지 않으면 문제가 생길 수도 있겠구나.
④ ㉣: 이렇게 수많은 이빨 자국을 낼 정도로 분노를 표출하다니 두려운 존재로구나.
⑤ ㉤: 이리라는 동물도 생존의 위협 앞에서 필사적으로 저항하려 한 것이구나.
<보기>를 바탕으로 [나]를 감상하였을 때, 서술상 특징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나]는 다음과 같이 전체적인 외부 이야기 속에 내부 이야기가, 그 속에 또 다른 내부 이야기가 들어가는 독특한 형태의 액자식 구성을 취하고 있다. 각각의 이야기는 그 이야기를 전달하는 방식에 따라 시제와 서술 시점을 달리하기도 한다.
① ㄱ과 달리 ㄴ과 ㄷ은 과거의 사건으로 ㄱ의 서술자인 ‘나’의 회상을 통해 드러나고 있다.
② ㄴ에서 서술자인 ‘나’는 ㄷ에서 일어난 과거 사건의 이야기를 듣는 청자의 역할을 하고 있다.
③ ㄷ에서는 ‘만수 외삼촌’이 ‘주인’과 ‘일본인 객’을 만나서 직접 체험한 사건을 이야기로 전개하고 있다.
④ ㄱ, ㄴ과 달리 ㄷ은 현재의 ‘나’가 이야기의 표면에 드러나지 않은 상태에서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다.
⑤ ㄷ의 이야기가 전개되는 중간에 ㄴ의 ‘나’가 ㄷ의 사건에 대해 논평하는 발화가 개입되어 ㄷ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도록 유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