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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별곡(翰林別曲) - 한림제유(翰林諸儒)

@@@ 디딤돌문학(하)158

 

♠ 원문 읽기

【제1장】

 元淳文 仁老詩 公老四六 / 李正言 陳翰林 雙韻走筆 / 沖基對策  光鈞經義 良鏡詩賦

 원슌문 인노시 공노륙   니졍언 딘한림 솽운주필   튱긔  광균경의 량경시부

 

 위 試場ᄉ 景 긔 엇더니잇고

    시댱   경

 

(葉) 琴學士의 玉筍門生  琴學士의 玉筍門生 / 위 날조차 몃부니잇고

    금학사   옥슌문  금학사   옥슌문

 

◉ 현대어 풀이

   유원순의 문장, 이인로의  시, 이공로의 사륙병려문.

   이규보와 진화의 쌍운을 맞추어 내려간 글.

   유충기의 대책문, 민광균의 경서 해의(解義). 김양경의 시와 부

   아아, 과거 시험장의 광경, 그것이 어떠합니까?(참으로 굉장합니다.)

   금의가 배출한 죽순처럼 많은 제자들, 금의가 배출한 죽순처럼 많은 제자들.

   아아, 나를 위시하여 몇 분입니까?(참으로 많습니다.)

 

◉ 제1장은 문장가, 시인 등의 시부(詩賦)를 나타낸 것으로, 명문장을 찬양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당시 과시(科試)의 고시관이었던 금의(琴儀)에 의해 배출된 많은 제자들의 시(詩), 부(賦)를 찬양함으로써 신진(新進) 사류(士類)들의 당당한 기개를 엿보는 듯하다. 특히, 끝 구절 ‘위 날조차 몃부니잇고’는 자만에 넘치는 기개라 할 수 있으며, 당시 상층 문인들의 의식 세계를 엿보는 듯하다.

◉ 주제 : 명문장과 금의의 문하생 찬양

 

【제2장】

唐漢書 莊老子 韓柳文集 / 李杜集 蘭臺集 白樂天集 / 毛詩尙書 周易春秋 周戴禮記

당한셔 장로 한류문집   니두집 난집 락텬집   모시샹셔 쥬역츈츄 주례긔

 

위 註조쳐 내 외옩 景 긔 엇더니잇고

   주             경

 

(葉) 太平廣記  四百餘卷  太平廣記   四百餘卷 / 위 歷覽ᄉ 景 긔 엇더니잇고

    대평광긔  여권  대평광긔   여권      력남   경

 

◉ 현대어 풀이

당서와 한서, 장자와 노자, 한유와 유종원의 문집, 이백과 두보의 시집, 난대영사(令使)들의 시문집, 백락천의 문집, 시경과 서경, 주여고가 춘추, 대대례와 소대례.

아 이러한 책들의 주석까지 포함하여 내쳐 외는 광경이 그 어떠합니까?

대평광기 400여 권을, 대평광기 400여 권을. 아, 열람하는 광경이 그 어떠합니까?

◉ 주제 : 지식 수련과 독서에의 자긍(自矜)

 

 

【제3장】

眞卿書 飛白書 行書草書  / 篆籒書  蝌蚪書  虞書南書 / 羊鬚筆 鼠鬚筆 빗기드러

진경셔 비셔 셔초셔   뎐류셔   과두셔  우셔남셔  양슈필 셔슈필

 

위 딕논 景 긔 엇더니잇고

 

吳生劉生   兩先生의 吳生劉生  兩先生의 / 위 走筆ᄉ 景 긔 엇더니잇고

오류   량션   오류  량션        주필   경

 

◉ 현대어 풀이

안진경체․ 비백체․ 행서체․ 초서체.

진나라 이사의 소전과 주나라 태사류의 대전의 서체․올챙이 모양의 과두 서체․우서와 남서.

양수염으로 맨 붓, 쥐수염으로 맨 붓들을 비스듬히 들고

아! 한 점을 찍는 광경, 그것이야말로 어떻습니까?

오생과 유생 두 분 선생님께서,

아! 붓을 거침없이 휘달려 그려 나가는 광경, 그것이야말로 어떻습니까?

◉ 주제 : 유명 서체와 명필 찬양

 

【제4장】

黃金酒 柏子酒  松酒醴酒 / 竹葉酒 梨花酒 五加皮酒 / 鸚鵡盞  琥珀盃예 득브어

황금쥬 쥬 숑쥬례쥬    듁엽쥬 리화쥬 오류피쥬   앵무잔  호박

 

위 勸上ᄉ 景 긔 엇더니잇고

   권상   경

 

(葉) 劉伶陶潛 兩仙翁의 劉伶陶潛 兩仙翁의 / 위 醉혼ᄉ 景 긔 엇더니잇고

    류령도 량션옹   류령도 량션옹             경

 

◉ 현대어 풀이

황금빛 도는 술․잣으로 빚은 술․솔잎으로 빚은 술․그리고 단술.

댓잎으로 빚은 술․배꽃 필 무렵 빚은 술․오갈피로 담근 술.

앵무새 부리 모양의 자개껍질로 된 앵무잔과, 호박빛 도는 호박배에 술을 가득 부어,

권하여 올리는 광경, 그것이야말로 어떻습니까?

진나라 죽림칠현의 한 분인 유령과 도잠이야 두 분 신선같은 늙은이로,

아! 거나하게 취한 광경, 그것이야말로 어떻습니까?

◉ 주제 : 상층 계급의 주흥(酒興)과 풍류

 

【제5장】

紅牧丹 白牧丹 丁紅牧丹 / 紅芍藥 白芍藥 丁紅芍藥 / 御柳玉梅  黃紫薔薇  芷芝冬柏

홍모단 모단 뎡홍모단   홍작약 백작약 뎡홍작약   어류옥  황쟝미 지지동

 

위 間發ᄉ 景 긔 엇더니잇고

   간발   경

 

(엽)合竹桃花 고온 두분 合竹桃花 고온 두분 / 위 相映ᄉ 景 긔 엇더니잇고

   합듁도화           합듁도화                샹영   경

 

◉ 현대어 풀이

붉은 모란․흰 모란․짙붉은 모란 / 붉은 작약․흰 작약․짙붉은 작약

능수버들과 옥매, 노랑과 자주의 장미꽃․지란과 영지와 동백.

아! 어우러져 핀 광경 그것이야말로 어떻습니까?

합죽과 복숭아꽃 고운 두 盆에 담긴 자태가,

아! 서로 어리어 비치는 광경, 그것이야말로 어떻습니까?

◉ 주제 : 온갖 꽃의 아름다움 찬양

 

【제6장】

阿陽琴 文卓笛 宗武中琴 / 帶御香  玉肌香 雙伽倻ᄉ고 / 金善琵琶 宗智琴  薛原杖鼓

아양금 문탁덕 종무듕금   어향  옥긔향 솽개야       금션비파 종지금  셜원장고

 

위 過夜ᄉ 景 긔 엇더니잇고

  과야    경

 

(葉) 一枝紅의 빗근 笛吹 一枝紅의 빗근 笛吹 / 위 듣고아 드러지라

    일지홍        뎍취 일지홍        뎍취

 

◉ 현대어 풀이

아양이 튕기는 거문고․문탁이 부는 피리․종무가 부는 중금.

명기 대어향과, 최우의 애첩이요 명기인 옥기향 둘이 짝이 되어 뜯는 가얏고.

명수 김선이 타는 비파․종지가 켜는 해금․설원이 치는 장고.

아! 병촉야유하는 광경, 그것이야말로 어떻습니까?

명기 일지홍이 비껴대고 부는 멋진 피리 소리를,

아! 듣고야 잠들고 싶습니다.

◉ 주제 : 흥겨운 주악(奏樂)과 악기 소리의 아름다움

 

【제7장】

蓬萊山 方丈山 瀛洲三山 / 此三山 紅縷閣   婥妁仙子 / 綠髮額子  錦繡帳裏   珠簾半捲

봉산 방댱산 영쥬삼산   차삼산 홍류각   쟉약션  록발   금슈댱리   쥬렴반권

 

위 登望五湖ᄉ 景 긔 엇더니잇고

   등망오호   경

 

(葉) 綠楊綠竹 栽亭畔애  綠楊綠竹 栽亭畔애 / 위 囀黃鸎   반갑두셰라

    록양록듁 졍반    록양록듁 졍반        뎐황앵

 

◉ 현대어 풀이

봉래산․방장산․영주산의 삼신산 / 이 삼신산에 있는 홍루각의 미녀

가인이 금수휘장 속에서 구슬발을 반쯤 걷어올리고.

아! 높은 대에 올라 멀리 오호를 바라보는 광경, 그것이야말로 어떻습니까?

푸른 버드나무와 푸른 대나무가 심어진 정자가 있는 언덕에서,

아! 지저귀는 꾀꼬리가 반갑기도 하구려.

◉주제 : 선경의 미녀와 꾀꼬리의 자태

 

【제8장】

唐唐唐 唐楸子  皂莢남긔 / 紅실로 紅글위  요이다 / 혀고시라 밀오시라 鄭少年하

당당당 당츄  조협      홍      홍                                  뎡쇼년

 

위 내가논    갈셰라

 

(葉) 削玉纖纖 雙手ᄉ 길헤 削玉纖纖 雙手ᄉ 길헤 / 위 携手同遊ᄉ 景 긔 엇더니잇고

    샥옥셤셤 솽슈        샥옥셤셤 솽슈             휴슈동유   경

 

◉ 현대어 풀이

호두나무, 쥐엄나무에다 / 붉은 실로 붉은 그네를 매었습니다

그네를 당기시라 미시라 왈자패인 정소년이여.

아! 내가 가는 곳에 남이 갈까 두렵구려.

마치 옥을 깎은 듯이 가녀린 아리따운 두 손길에,

아! 옥같은 손길 마주 잡고 노니는 광경, 그것이야말로 어떻습니까?

◉ 주제 : 그네뛰기의 즐거운 광경과 풍류 생활의 찬양

 

♠ 작품 해설

  고려 고종 때 한림의 여러 유생들이 지은 우리나라 최초의 경기체가. 8장. <고려사>․<악장가사> 모두에 고종 때 한림의 제유(諸儒)가 지은 작품이라 한 것으로 보아 <한림별곡> 제1장에 나타나는 8명의 문인들이 지은 듯하다.

  창작 연대는 1215(고종 2)~16년경으로 추측되는데 1215년 5월 궁에서 최충헌에 의해 추천희가 열렸다고 한 것과 <한림별곡>의 마지막 장이 추천 광경을 읊은 것을 맞추어 보면 그 시기와 배경을 짐작할 수 있다.

  제1장에는 유원순․이인로․이공로․이규보․진화․유충기․민광균․김양경의 장기인 창작 분야를 노래했고, 제2장에서는 서적(書籍), 제3장에서는 글씨, 제4장에서는 술, 제5장에서는 꽃, 제6장에서는 음악, 제7장에서는 경치, 제8장에서는 여럿이 그네를 띄우며 즐겁게 노는 정경을 노래했다.

  이 노래에는 질탕하게 노는 내용이 많은데 이것은 퇴폐적이기보다는 새롭게 성장해 가는 신진사대부들의 득의에 찬 기상을 그려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가사의 기본 음수율은 3․3․4로 별곡체(別曲體)라는 독특한 음률과 구법을 가지고 있다. 이 노래가 이루어진 근원이나 동기에 대해서는 중국의 사악(詞樂)의 영향을 받은 우리나라의 속악(俗樂)의 선율이 변주곡 형태를 띤 것으로 보는 견해가 있다. 그 뒤 안축(安軸)의 <관동별곡(關東別曲)>․<죽계별곡(竹溪別曲)> 등의 경기체가가 나왔고 조선 초기에도 많은 경기체가가 지어졌다. <악학궤범>․<악장가사>에 국한문 가사가 전하며, <고려사> 악지에는 한문과 이두로 우리말 부분이 삭제된 채 실려 있다.

 

♠ 연대 : 고려 고종 2, 3년경(1215~1216)

♠ 갈래 : 경기체가

♠ 운율 : 3음보, 3․3․4조

♠ 구성 : 전 8장의 분절체

♠ 성격 : 과시적, 향락적, 풍류적

♠ 의의 : 최초의 경기체가

♠ 출전 : 악장가사

♠ 지은이 : 한림제유

  ◉ 후에 儒林歌(유림가)와 戀君歌(연군가)의 형식을 낳았다는 주장도 있음.

    (현실 도피도 아니고, 노장적 퇴폐사상도 아니요, 오히려 당시 가제 진사에 급등한 문인들이 최충헌, 최이 부자에게 아첨하기 위하여 지어진 것)

      - <한림별곡>에 대하여(1982), 김동욱, 고려시대의 가요 문학, 새문사.

 

♠ 주제

   ①귀족들의 향락적 풍류 생활, 유생들의 학문적 자부심.

   ②귀족들의 사치스런 생활상과 향락적이고 퇴영적인 기풍, 신진사류(新進士類)들의 의욕적 기개 경탄

 

♠ 어휘

   •량경시부: 김양경의 시와 부

   •위: 아아, 아으, 아소 등과 같은 감탄사

   •엽: 첨가하는 악공의 뜻으로 붙이는 음악용어

   •옥슌문생: 죽순과 같이 많은 문하생, 금의에 의해 선발된 많은 신진인사.

   •모시상서: 시경과 서경, 모시는 시경이라 모장, 모형이 전한 중국의 고대시

   •태평광기:중국 송나라 이방등의 감수로 만들어진 전설

   •홍글위: 붉은 그네

   •혀고시라: 당기시라

   •갈셰라: 가지 않을까 두렵다.

 

♠ 내용: 전 8장은 각각 1-시부, 2-서적, 3-명필, 4-명주(名酒), 5-화훼, 6-음악, 7-누각, 8-추천 등의 팔경(八景)을 노래함

 

♠ 의의: 최초의 경기체가로 귀족의 생활 감정을 표현. 가사 문학에 영향을 줌

  ◉ 이 노래는 우리나라 독특한 시형인 경기체가의 첫 작품으로 꼽힌다.

노래 내용에는 교만한 신흥 관료들의 방탕한 일면이 있지만 그 당시 문인 관료들의 삶의 한 단면을 엿볼 수 있다. 이 노래가 만들어진 시기는 대개 고종 3년(1216)으로 본다. 최충헌의 막부에서 일한 문인들에 의하여 새로운 시형이 모색된 것이다.

  <고려사 악지>에는 고려 고종 때 여러 한림들이 지었다고 되어 있다.

  ‘한림별곡’이란 이름도 여기에서 나온다. 이 노래는 바로 이 시의 첫 장에서 보는 바와 같이 여러 인물들이 서로 지어 부르면서 흥취를 돋운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고려사 악지>의 속악조와 <악장가사>에 실린 노랫말에서는 이 노래 가운데 우리말 부분이 그대로 기록된 데 비해 <고려사 악지>에 후렴 부분이 전자에는 ‘경(景) 긔 엇더하니잇고’로 후자에는 ‘경기하여(景幾何如)’로 표기된다는 점이다.

 

♠ 한림별곡의 내용 및 구조

 •제1장 : 시부(詩賦), 제2장 : 서적(書籍), 제3장 : 글씨(名筆), 제4장 : 술(名酒), 제5장 : 꽃(花卉), 제6장 : 음악(音樂), 제7장 : 누각(樓閣), 제8장 : 그네(鞦韆)

  위의 8가지 내용은 유학자들이 기본 소양으로 갖추어야 하는 讀書․書藝․作詩 등에 부수적으로 따라오는 내용들로, 이 시의 작자는 이 모두에서 최고의 것을 갖추고 있음을 노래하여 자신을 과시하고 있다.

 •한림별곡의 내용 : 1장- 문인들의 글재주에 대한 찬양, 2장- 당한서, 노장자, 이두집 같은 서적을 열거, 3장- 진경서와 같은 글씨, 4장- 황금주를 비롯한 술 이야기, 5장- 목단을 중심으로 한 꽃 이야기, 6장- 금적을 중심으로 한 노래 이야기와 당대의 명기, 7장- 봉래산 방장산 같은 경승지와 누각, 8장- 남녀 그네뛰기의 즐거운 광경과 풍류 생활의 찬양

 

♠ 한림별곡에 대한 일반적 평가

  ①교만한 양반 사대부들의 방탕한 일면이 있지만 그 당시 사대부들의 삶의 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노래의 지은이는 바로 이 시가 첫 머리에 보이는 여러 인물들로서 각기 지어 합석한 자리에서 서로 부르면서 흥취를 돋운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시기는 고종3년(1216)으로 본다.

   ―최철, 고전시가강독, p.89

  ②한림이란 조정에서 벼슬하면서 문학을 하던 선비를 지칭한 것이다.……이 노래는 한림들의 전형적인 놀이 모습을 자만에 찬 내용으로 그렸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고 있다. 백성들은 어려운 외적의 침입을 받아 헐벗고 있는데 최씨 막부의 문인들의 교만하고 방탕스런 놀이 행각은 당시 시대의 지배관료층의 일면을 보여주고 있는……. ―최철, 국문학개론, p.60

 

♠ 경기체가(景幾體歌)에 대한 일반적 이해

  경기체가는 고려 고종 때 발생하여 고려 후기와 조선 전기까지 독립된 형태로 존재하다가 임란(壬亂) 이후 자취를 감춘 시가이다. ‘경기체가’라는 명칭 외에 ‘별곡(別曲)’ 혹은 ‘별곡체(別曲體)’라는 명칭을 사용하기도 하는데, 이들 노래가 말미에 반드시 ‘위 ~景 긔 엇더니잇고[景幾何如]'라는 문구를 붙이기 때문에 거기서 경기(景幾)라는 말을 따서 경기체가라 부르는 것이 일반화되어 있다.

  현전 경기체가 26편 가운데 정형성을 띤 노래는 <한림별곡(翰林別曲)>을 비롯한 7편뿐이고 나머지는 변격 내지 파격이다. 경기체가의 형식과 율격을 논의할 때는 대개 <한림별곡>을 대상 작품으로 하여 논의하게 되는데, 그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몇 개의 장(章)이 중첩되어 한 작품을 이루는 연장(聯章) 형식을 취하고 있다(최소한 3장 이상은 되어야 한다.). 둘째, 한 장은 6행으로 되어 있되 제4행과 제5행에서 두 개의 구조적 단위[前大節, 後小節]로 양분되는 분절 형식이다. 셋째, 제 4행과 제6행에는 경기체가의 고정된 사투어인 ‘위 ~景 긔 엇더니잇고’가 오는 것이 원칙이다. 넷째, 제5행의 4음보 가운데 뒤 2음보는 앞 2음보의 가사를 반복한다. 다섯째, 제1행에서 제3행까지는 매 행이 3음보이며, 제5행은 4음보인 것이 원칙이다. 여섯째, 음수율은 제1, 2행이 3․3․4, 제3행이 4․4․4, 제5행이 4․4․4․4의 음절로 고정되어 있다.

  경기체가는 지금까지 서정 장르로 다루어 왔으나, 그 내용이 실제로 존재하는 사물(작품 외적 세계상)을 작품 내에다 옮겨 열거하여 전달하는 것뿐이므로 작품 외적 세계상이 작품에 개입하여 이루어지는 자아의 세계화인 교술 장르로 보아야 한다는 견해가 대두되었다. 한편 이러한 견해를 수용하면서 중간, 혼합적 갈래로 보는 경우도 있다.

  고려 고종 3년 당시 신진 관인이었던 사대부들에 의해 <한림별곡>이 처음 불리어진 뒤 110년이 지나 안축(安軸)에 의해 <관동별곡>과 <죽계별곡>이 창작됨으로 해서 한 시가 장르로 성립하게 되었으나, 그 형식은 전형인 <한림별곡>의 형식에서 다소 벗어났다. 안축의 작품은 후소절(後小節)의 첫 행(전체로서 제5행)이 5음보격에서 2음보격으로 줄어들고 반복을 생략한 형식을 취하고 있다.

  조선조에 들어오자 초기에는 관학파 혹은 훈구파 사대부들에 의해 경기체가가 창작되면서 그 작품의 세계는 사대부적 이상이 투사된 자연과의 조화를 노래하는 경향에서 사대부로서의 관인적 이상을 강조하는 쪽으로 기울어지거나, 이념 지향적인 교술성이 강화되는 경향을 보였다. 그 형식도 유영(柳潁)의 <구월산별곡(九月山別曲)>과 변계량(卞季良)의 <화산별곡(華山別曲)>, 예조(禮曹)의 <가성덕(歌聖德)> 이외에 <오륜가(五倫歌)>, <연형제곡(宴兄弟曲)>을 제외한 나머지 작품들은 정격에서 변격으로 기울어 졌다. 이는 이들 노래가 궁중의 연향(宴饗)에 악장으로 사용되었기 때문에 작가 나름의 형식적 변용을 시도한 결과로 추측된다.

  경기체가의 소멸기인 조선조 중종, 명종, 선조대에 이르면 새 왕조의 예악이 일단 정비되고, 재도지문(載道之文)의 문학관을 지닌 사림파가 등장하면서 부화한 사장 취미의 불순한 문학 작품이 배척되자, 그 작품의 세계는 관인적 이상을 강조하거나 이념 지향적인 교술성이 강조되던 경향을 탈피하고 다시 개인 신분의 사대부적 이상을 노래하는 경향으로 기울어졌고, 그 형식도 행의 수와 율격이 파격의 길로 치닫게 되었다.

  김구(金絿)의 <화전별곡(花田別曲)> 제 5, 6장에서 이런 형식적인 파격의 경향을 보인 경기체가는 주세붕(周世鵬)의 <도동곡(道東曲)>, <육현곡(六賢曲)>, <엄연곡(儼然曲)>, <대평곡(大平曲)> 등은 연장체 형식을 취하나 각 장은 반복, 전환의 구조와 분절 형식을 허물고 단형화하는 경향으로 나아갔고, 권호문(權好文)의 <독락팔곡(獨樂八曲)>애 이르면 연장체 형식이면서 각 장은 장형화 되었다가, 이후 소멸하였다. 이와 같이 경기체가가 소멸된 것은 결국 재도지문(載道之文)의 문학관을 지닌 사림파의 등장이 직접적 원인이었고, 가사 시조의 융성이 간접적인 원인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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