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4.06 19:02

윤선도의 견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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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회요(遣懷謠)

 

윤선도(尹善道)

 

 

슬프나 즐거오나 옳다 하나 외다 하나

내 몸의 해올 일만 닦고 닦을 뿐이언정

그 밧긔 여남은 일이야 분별(分別)할 줄 이시랴

 

내 일 망녕된 줄 내라 하여 모랄 손가

이 마음 어리기도 님 위한 탓이로세

아뫼 아무리 일러도 임이 혜여 보소서

 

추성(秋城) 진호루(鎭胡樓) 밧긔 울어 예는 저 시내야

무음 호리라 주야(晝夜)에 흐르는다

님 향한 내 뜻을 조차 그칠 뉘를 모르나다

 

뫼흔 길고 길고 물은 멀고 멀고

어버이 그린 뜻은 많고 많고 하고 하고

어디서 외기러기는 울고 울고 가느니

 

어버이 그릴 줄을 처엄부터 알아마는

님군 향한 뜻도 하날이 삼겨시니

진실로 님군을 잊으면 긔 불효(不孝)인가 여기노라.

<고산 유고(孤山遺稿)에서>

 

[시어, 시구 풀이]

외다 하나 : 그르다고 하나

여남은 : 다른. 남은

내라 하여 : 나라고 해서

어리기도 : 어리석은 것도

추성(秋城) : 함경북도 경원(慶源)의 별칭

예는 : 흘러가는

무음 호리라 : 무엇을 하려고

:

삼겨시니 : 만드셨으니

내 일 망녕된 줄 내라 하여 모랄 손가 : 내가 한 일들이 분수에 넘치는 것임을 나라고 모르겠는가마는

님 향한 내 뜻을 조차 : (임금)을 향한 내 마음을 좇아

 

[전문 풀이]

슬프나, 즐거우나, 옳다 하나, 그르다 하나

내 몸의 할 일만 닦고 닦을 뿐이로다.

그 밖의 다른 일이야 생각하거나 근심할 필요가 있겠는가?

 

나의 일이 잘못된 것인 줄 나라고 하여 모르겠는가?

이 마음 어리석은 것도 모두가 임(임금)을 위한 탓이로구나.

아무개도 아무리 헐뜯더라도 임께서 헤아려 주십시오.

 

경원성 진호루 밖에 울며 흐르는 저 시냇물아!

무엇하러 밤낮으로 그칠 줄 모르고 흐르는가?

임 향한 내 뜻을 따라 그칠 줄을 모르는가?

 

산은 끝없이 길게길게 이어져 있고, 물은 멀리 굽이굽이 이어져 있구나.

부모님 그리운 뜻은 많기도 많다.

어디서 처량한 외기러기는 울어울어 나의 마음을 구슬프게 하는가?

 

어버이 그리워할 줄을 처음부터 알았지마는

임금 향한 뜻은 하늘이 만드셨으니

진실로 임금을 잊으면 그것이 불효인가 하노라.

 

[핵심 정리]

지은이 - 윤선도(尹善道, 1587-1671) 조선 선조-현종 때의 문신. 호는 고산(孤山). 송강 정철과 국문학사상 쌍벽을 이룬다.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유감없이 발휘하였으나 속화된 자연을 시로써 승화시켰다. 작품으로는 견회요외에 우후요(雨後謠)’, ‘산중신곡(山中新曲)’, ‘산중속신곡(山中續新曲)’ 등이 있다.

갈래 - 연시조

성격 - 우국가, (견회 - 마음을 달램)

표현 - 반복법

배경 - 작자가 30세 때 권신 이이첨(李爾瞻)의 횡포를 상서하였다가 함경도 경원으로 유배되었을 때 지은 것

제재 - 유배지에서의 정회(情懷)

주제 - 연군(戀君)

 

작품 해설

고산(孤山)은 치열한 당쟁으로 평생을 거의 유배지에서 보냈다. 그의 시조 작품은 정철의 가사와 함께 조선 시가 문학의 쌍벽을 이루고 있다. 문집으로 고산 유고(孤山遺稿)‘가 있다.

견회요’ 5수 중 첫째 연은 특히 고산의 가치관을 여실히 보여 주는 부분으로 평가되고 있다. 남이야 어떻게 말하든 자신의 신념대로 행동하는 강직한 성격, 불의와 타협할 줄 모르는 정의감, 이것은 올바르고 굳센 가치관이 없으면 불가능한 것이다. 내가 할 일만 하면 그뿐, 뒤에 귀양을 가건 죽음을 당하건 알 바 없다는 고산의 도도하고 강직한 태도는 혼탁(混濁)한 오늘을 사는 우리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다고 하겠다.

한편, 넷째 연에서는 고산의 인간적인 면을 엿볼 수 있는데, 유배지에서 고향에 두고 온 어버이를 그리는 정이 애절하게 나타나 있다.

<참고> 견회요의 비장미(悲壯美)

셋째 수에서 현실적인 것이 밤낮으로 울면서 흐르는 시냇물을 바라보는 것이라면. ‘이상적인 것은 임금님을 향한 충성심이 강렬하다는 것이다. 피상적으로 보면 전자와 후자 사이에 대립적인 요소가 없는 것 같다. 그러나 전자는 근원적으로 현실 부정적 요소를 내포하고 있다. 왜냐 하면, 현실에서의 부조화를 그대로 반영한 울어 예는시냇물은 임 향한 내 뜻과 합일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넷째 수에서 현실적인 것이 어버이에 대한 효심을 발휘할 수 없는 자신의 처지라면, ‘이상적인 것은 어버이에 대한 지극한 효성을 다해야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상은 추구될 수 없고 슬픔과 고독감만 가중될 뿐이다. 우리가 현실에서 느끼는 이런 양면성을 이 부분은 잘 나타내고 있다.

이처럼 이 작품에서는 현실적인 것이상적인 것이 영원히 상충되고 모순된 관계를 유지함으로써 하나의 비장미를 형성시켰다고 하겠다. (출처 불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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