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8.20 21:17

김현승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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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 김현승

 

 

더러는

옥토(沃土)에 떨어지는 작은 생명이고저.

 

흠도 티도,

금가지 않은

나의 전체는 오직 이뿐!

 

더욱 값진 것으로

드리라 하올 제,

 

나의 가장 나아종 지니인 것도 오직 이뿐!

 

아름다운 나무의 꽃이 시듦을 보시고

열매를 맺게 하신 당신은

 

나의 웃음을 만드신 후에

새로이 나의 눈물을 지어 주시다.

 

●작품의 해제

 

○갈래 : 자유시. 서정시

○율격 : 내재율. 3음보와 4음보가 주조

○어조 : 기도적. 단정적. 정적(靜的)

○성격 : 종교적. 상징적. 명상적. 서정적

○심상 : 묘사. 서술. 비유적 심상

○표현 : 경어체로 경건한 신앙심 표현, 상징 적 시어

○제재 : 눈물의 의미

○주제 : 눈물의 순결성을 통한 슬픔의 종교 적 승화

 

●작품의 감상

 

절대자를 향한 순수한 삶의 기원과 소망은 1연에서 4연에 이르기까지 점층적 구조를 이루면서 전개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시적 자아의 소망이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시적 자아의 소망은 의미상 병치(竝置)를 이루는 5연과 6연에서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여기에서 꽃과 열매, 웃음과 눈물은 서로 의미를 드러내 주면서 시 전체의 의미를 뚜렷하게 부각시켜 준다. 시적 자아에게 있어서 슬픔과 눈물은 신이 인간에게 내려 준 가장 소중한 것이다. 웃음이 잠시 피었다가 지는 삶의 꽃이라면, 눈물은 그 열매이다.

여기에서 눈물은 삶의 의미를 깨닫게 하기 위해 신이 주는 것이라는 자각이 드러나 있다. 그래서 눈물은 슬픔이 아닌 크나큰 희망으로 시적 자아에게 다가온다.

눈물이 주는 역설, 바로 그것이 시인이 노래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시인의 자세 속에서 우리는 삶에 대한 경건한 모습을 강하게 느낄 수 있다.

인간은 흔히 기쁨보다는 고통과 슬픔을 통해서 성숙하고, 그 눈물은 인간의 영혼을 맑게 씻어 주는 역할을 한다는 삶의 역설적 의미를 잘 드러낸 작품이다. 이 시의 서정적 자아는 자신의 눈물이 부활의 씨앗이고 자신의 완전함이요, 사람이 가장 순수하고도 근원적인 것임을 노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