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달
달이 죽지도 않고 떴지요
도로변에 국화꽃
허망하도록 환했지요
사는 이유가 뭘까요
생각하다가 비틀거리는 길만 걸었어요
햇빛가루일까요
번져가는 불빛들은 사람의 일을 했는지
피곤하세요 인사를 건네고
꽉 채운 시간들을 비집고
고양이의 시체를 지나
나무를 떠난 잎들을 밟고
다시 왔어요
어떤 삶이었을까요
그 아이
달처럼
절반이라도 환하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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