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 없이 받은 위로
멀다
눈이 멀다
경기전 앞 은행나무
이따금 바람이 불면 은행나무에서
노란 가을이
쏟아져 내렸다
하찮은 무게로 느껴지는 어둠이 멎을 때
제멋대로 뜨는 달
어떤이의 기도도 들은 적이 없는
건너편에서 들려오는 이름에도 있는
누군가는 새벽빛에도
상처를 입는다
두 시간을 별빛 따라 내려오면서
첫눈이 내리면 만나요, 우리
속도 없이 받은 위로의 감정
말이 많을수록 착하지 못하다
그날 잠들기는 쉬웠지만
새벽에 찾아 온 위통
첫눈이 오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