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을 피해
밤의 결정을 따르기로 했다
누적된 배려는 나를 더 지치도록 바꾸었다 사랑은 예의조차 없이 무너지는데 우리는 인사를 잊지 않는다 짧은 영원도 괜찮다고
언젠가 이런 일이 있었다 아침 약속을 아침에 하고 저녁 약속을 저녁에 하고 연락이 끊긴 친구는 새벽이면 취한 술로 전화를 했다 날이 새면 도무지 기억나지 않았다 수많은 잘못을 살아가면서 하나둘씩 꺼내며 괴로워만 하는 사람처럼
그러다가 지워지지 않는 기억이라도 남겠지만 더는 웃는 일이 아니라면 사랑이라고 모두 그리워 하지는 못할 것이다
어색하고 강한 그 결정들
무엇 때문에 괴로운지 몰라 괴로운 수면을 버려둔 채
다 닳은 사랑이 사라지듯
별빛을 꺼버린 새벽에 그 흔적들을 오래까지 바라볼 것이다 기울어지는 계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