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이파리들이 줄기를 흔들 때 어둠의 손잡이가 돌아갔다
책상에 답이 존재하지 않았지만 삶의 답을 찾던 내게
먼 어둠의 입자들이 향내처럼 날아와 달라 붙었다
그녀는 사랑했던 시절에 살았다
무슨 절이며 날이 되면 그녀를 찾아가고 싶었지만 한번도 그렇게 하지 못했다
세탁기를 바꾸고 싶다고 말했던,
그리고 특별하게 먹고 싶은 게 없다고 말했던,
찢어진 살에 아까징끼만 바르던,
평생 흙하고만 살았던,
그래서 이제 흙이 된,
그녀의 이름을 나는 글 속에서 밤의 색으로 써 본다
그리고 자주 그리움에 절인다
그리워서가 아니라 오래 저장하기 위해서다
어둠의 뒷모습을 보는 새벽까지
아프지도 않았는데 아팠다
다시 봐요, 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