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7.30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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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우회 회원이래봤자 주변 사람들이지 가입한 적이 없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실제로 환우회는 정식으로 만들어진 적도 없는 유령단체이고 그때그때 필요하면 누군가를 만나는 정도이다. 

어떤 환우는 양한방 치료를 받고 있고 어떤 환우는 병원을 옮길까 생각 중이라고 한다. 나도 그 생각에 동의하는 것 중에 하나는 뚜렷한 이유가 있거나 초기 증세에서는 닥터의 치료나 처방이 상당히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며 또한 믿음도 더해져서 꽤나 의지하게 되지만, 시간이 흐르면 그 원인도 불분명해지거나 원인이 자꾸 흐릿하게 번져가는 느낌과 함께, 물어도 대답할 수 있는 것들이 현저하게 줄어들게 된다.

따라서 몇 년이 흐른 후면 닥터나 환우나 점점 겉도는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고 그래서 서로에게 신뢰를 잃게 되고 별다른 효과를 얻지도 못한다. 치료시간이 흐른다는 것은 사실 많은 상황의 변화, 사고의 변화, 그리고 상태의 변화 등을 의미하는데 어느 때는 그런 것들이 간과된 상태로 이야기와 상담이 진행되기도 해서 더 그런 것이라는 생각도 들게 마련이다.

얼마 전 환우는 예전에 닥터의 이야기 중에 정말 큰 울림을 받은 말이 있었다고 했다. "그때와 지금은 다른데, 왜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고 계세요? 기준을 좀 옮겨보면 어떨까요?"라는 말이었다.

상황과 나의 사고와, 상태가 달라진 것은 분명하지만 관성이 있는 세상에서 그게 그렇게 쉽게 움직이고 멈추는 것은 아니지 않을까.

감정이나 사고의 기준점을 쉽게 바꿀 수 있었다면 그 닥터 앞에 앉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요즘 그 기준점이나 관계의 설정, 컴퓨터처럼 어느 순간을 리셋점으로 설정하거나 바꿀 수 있는 것에 대해 고민하고 있으며, 어떤 일에도 많은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어느 환우는 사고를 당해 환우모임이 시들해졌지만, 다시 다른 환우를 만나거나 병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면 여기 기록할 것이다.

 

지금의 나는 약을 복용하고 있지는 않지만, 잠에 쉽게 들지 못하고 자주 깨며 피곤해하고 담배를 몇 대 정도 피고 있고, 체중은 변화가 없고, 감정은 통제 가능 수준이다. 다만 무기력과 약간의 우울과 무의미한 삶에 대해 지겨워하는 삶을 지겨워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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