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6.05 08:35

유유상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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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주변에 우울증을 앓는 사람이 서넛이나 있다. 정말 신기한 일이다. 인구의 1%에 해당하는 우울증 환자가, 인간관계가 짧은 내 주변에는 우글우글하다. 통계가 부정확하거나 전염성이 있거나 유유상종이거나. 

우울감과 우울증은 다르다고 한다. 난 우울증 중간 단계(의사의 진단) 정도라고 한다. 우울과 불안, 공황, 이 모든 것들은 한꺼번에 찾아온다. 이곳에 내 병과의 경과를 기록하기로 했다. 우울증과 불안장애를 극심하게 앓고 있는 내 주변의 누군가를 위해. 그가 이 글을 읽을지는 잘 모르겠다.

내가 우울증을 앓기 시작한 시간과 원인은 명확하지 않다. 사실 의사에게도 말하지 못한 이야기를 이곳에 다 옮길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잘 모르겠다. 분명한 사실은 조금은 밝게 쓰고 싶다는 것이다. 어쩔 수 없이 - 우울증이란 병을 핑계삼지 않아도 이곳의 글들은 어둡고 무겁다. 그래서 이 병에 대한 경과보고는 가볍고 밝게 쓰고 싶다. 그게 가능할지 잘 모르는 일이지만, 결코 쉽게 낫지 않는 병이니 조금은 친해져도, 친해지는, 가볍게 생각해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이 글을 쓰는 현재는 상담치료나 약을 복용하고 있지는 않다.

사람들이 읽기를 원하는 이유는 - 공개적인 글이니까, 위로를 주고 싶은 마음이다. 스스로도 위로를 얻었으면 한다. 내가 가장 갈구하는 것은 욕망의 충족이 아니라 존재해야 하는 이유를 스스로 찾는 것과 지겨움을 벗어나는 것과 위로를 에너지 삼아 삶을 잘 버텨내는 일이다. 산책을 하고 차를 마시고 - 위대한 뮤지션 신해철의 가사가 되었다 - 운동을 하고 악기를 하나 정도 다룰 줄 알고, 남을 위해 봉사도 하고, 책도 읽고, 맛있는 것 찾아 저녁도 먹고 누군가를 만나고 적당히 일도 즐기면서 하는 삶은 얼마나 대단한 삶인가 - 나는 이런 삶까지 원하는 것은 아니다. 아니, 원해도 된다.

그렇게 할 수 있는데, 그렇게 할 수 없다. 

 

아침부터 그 누군가가 힘들어 한다. 

야구를 좋아하는 그에게 이렇게 말했다. "엘지 트윈스 팬(내가 좋아하는 팀이다, 글을 쓰는 현재 2위)이 되어 봐. 굳이 지금 한화 이글스 팬(현재 10위)이 되려고 노력하지 말고(그는 기아의팬이다, 적어도 기아를 가장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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