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 오는 도망자
외로움을 자주 앓았던 사람들은
진한 어둠으로 글씨를 쓰지만
날이 개이면 아무 것도 남아 있질 않아요
그녀는 내 귀에 속삭인다
충격적인 이야기였지만 나는 듣지 못하는 척 했다
이미 충분히 걸었기에
피곤한 일상을 밀어내지 못한 이유로
새벽처럼 사라지고 싶었다
누군가는 도망을 쳤지만 다시 돌아왔다
그리고 전화기를 붙들고 글을 썼다
낯설었던 대화를 시작하고 또 시작한다
도망치는 그 사람을 보았다
감정이든 무엇이든 내성이 생기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