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 냄새에 울다
유통기한이 지난 식재료들이 눌려 있는 모습을
어쩌다 보고
한참을 울었어요
미안해요
닦아낸 눈물에서 냉장고 냄새가 나요
당신과의 추억들이 버티다가
사라질 수 없어서
미이라가 되면서
미안해요 이제 찾아서
질병처럼 찾아온 어둠 속에서
갇혀있던 냉장고 불빛이 발등에 떨어져 울었어요
찾은 후에도 버릴 수 없어서
얼마나 더 놔둘 수 있는지 꺼내
차가운 당신을 바닥에 펼쳐 놓고
이제 쉬어요
더 차갑게 온도를 내리고
그렇게 말라도 괜찮아요,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