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흰 애 추억 , 이런 제목의 뷸량 비디오들이 아주 많았었다. (내가 지금껏 최고로 여기는 제목은 털민웨이터이다. )
하루에 영화를 세 편씩 보던 때가 았었다. 쓰레기 찬구들은 나름 작품 선정의 기준이 까다로웠다. 작품성 하나 코미디 하나 야한 거 하나. 이렇게 세 편씩을 골라 비디오가게에서 비디오를 빌렸을 때가 있었다. 날마다.
1900년대의 끝무렵.
대학을 가고 글을 쓰려고 기웃거리다가 2000년대의 초반. 살인의 추억이란 영화를 보았다. 재미있고 잘 만들어진 영화란 생각이 들었다. 마침 영화를 좋아하던 나는 영화학 관련 책 몇 권을 사서 공부를 한답시고 저 영화를 끝도 없이 보았었다.
헐리우드 키드의 생애, 안정효.
고등학교 때부터 공뷰는 못하면서 뭔가 다르다는 정체성을 보여주려고 영화 제목 외우는 것을 자랑거리로 생각했다.
오늘 기억의 단편과 함께, 시작만 있었던 나의 꿈들이 유난히 많이 떠오르는 날이었다. 그리고 일이 많아 아주 바쁜 날이었다.
기생충은 아직이다.
요즘은 일년에 두세 번 영화관에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