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이 필요해서 조금 샀다
혼자 있을 때 펼쳐놓을 어둠을
마음 조금 내주고 샀다
그것마저 외로움은 지불해야 할 월세처럼
얼마 남지 않아
형광등 불빛에 멀리 밀려났다
혼자 앉은 방
밀려 난 공간과 내가 마주 하고 있다
그대는 없고
그대의 공간은 있다
나는 있고
내가 원하는 그런 어둠은 이제 살 수 없다
그대가 없어
어둠조차 필요 없다
그대가 없어서
그대의 그림자처럼 까맣고 예쁜 어둠을
다시 사고 싶다
어둠이 필요할 때 그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