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강의실 담배를 물고 글을 쓰던 어느 시간
오래 전에 비가 오고 바람이 붑니다로 시작하는 글을 쓴 적이 있다. 오늘 날씨가 그렇다. 누군가를 생각하면서 그때는 참 처절하게 썼다고 생각했었는데 너무 오래되어서 이제 그 줄거리마저 기억에서 끄집어 내기가 어려워진다. 보고 싶다. 그 때의 그 시간들. 그 시간의 그림자라도 되고 싶었는데, 강의실 창으로 들어오는 너무나도 눈부신 햇살에 치켜 올린 그 시간의 먼지라도 되고 싶었는데,
지금도 마음은 여전하다. 마음이 변한다고 한다. 변하기도 하겠지만, 마음에도 겉으로 보여지는 마음과 감춰진 마음이 있다면, 그 감춰진 마음의 기저에는 아직도 모든 것이 그대로다. 그립다. 그 모든 시간을 안고 싶다. 그 차가웠던 모습에도 난 가장 처절했었다. 지금 남아 있는 그대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