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전이었다.
잠들기 전에 의식의 흐름기법을 이용한 많은 생각을 하다가
괜찮은 글 하나를 떠올리고 머릿속으로 이것을 짧게 완성해 놓았다.
그러다가 에버노트에 옮길까 말까를 고민했는데
아침에 이걸 기억 못할 리가 없을 거라고
정말 괜찮은 내용이었으니까,
그렇게 믿고 잠이 들었다.
그리고 잊지 않기 위해 몇 번 되새김질까지 했다.
대부분 경험이 있겠지만, 아침에 일어나서
어제 그게 무슨 내용이었을까를 전혀 고민하지 않아도 됐었다.
잠들기 전에 머릿속으로 썼던 괜찮은 내용이었다는 그 글부터
아침에 기억하지 못하면 어쩌지 하는 걱정까지
다 지워져 있었으니까.
그리고 이틀이 지난 뒤에야 이랬었지, 하는 어렴풋하고 희미한 짙은 안개처럼
생각의 일부를 점령했다.
하지만 아무리 기억을 헤집고 불을 밝혀도 다시 그 글이 떠오를 리 없다.
안타깝지만 더 안타까운 것은 그런 일이 일상다반사라는 것이고
이 모든 일들을 담담하게 받아들인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