짓다(모임)
2024.07.09 15:26

하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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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8일 "이번 장마 피해 대비를 철저히 하라"고 당부했다고 대통령실 홍보 수석이 서면 브리핑에서 전했다.

경북 등에 발생한 호우 대처 상황을 보고받고 "기후 변화 등의 영향으로 기존 예측을 넘어서는 기상이변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며 이같이 지시했다.

 

위 문장은 전통적 문법 교육의 관점에서는 비문이다.

인용을 나타내는 기호인 따옴표(", ")가 사용된 경우, 그에 상응하는 직접 인용 보조사인 '라고'나 '라며'가 쓰여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표현은 최근 신문 기사나 인터넷 기사에서 생각보다 자주 등장한다.

 

"수많은 사람들에게 동시에 정보를 전달하는 '기사문'이라는 매체의 언어 사용 실태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라는 

한 아이의 지적에,

그 지적에 대한 어른들의 감탄에

답답해진다.

 

공감, 협력을 바탕으로 상대의 의도를 추론할 것.

긍정적 자아개념을 바탕으로 상대의 말과 글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것. 가능하다면 판단을 유보할 것. 불확실성과 모호함을 용인할 것.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상투적 표현의 틀에 가두지 말것. 진솔하게 표현할 것.

 

'꼭 그렇게 적어야 했을까? 따옴표에 적합하지 않은 간접 인용 보조사인 '고'를 하면서까지, 문법 규범을 어기면서까지 드러내고 싶어했던 의도는 무엇일까? 인용된 말을 한 사람보다 인용한 자신의 목소리를 강조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자신의 관점에 따라 선택 또는 배제된 정보이지만, 최대한 객관적인 태도를 유지하고자 했던 기자로서의 신념이 드러나는 표현이 아니었을까? 이러한 치밀한 의도 하에 기사를 작성한 사람의 목적은 대중매체의 영향력이 줄어드는 시점에서 개인 미디어로서 성격을 부각하고 자신의 기사를 브랜드화하려고 했던 것이 아닐까? 이러한 형태의 의도된 표현이 최근 자주 등장하고 있다면, 이러한 흐름을 기사문이라는 장르의 특성으로 새롭게 규정할 수 있지 않을까? …… 그래서 그렇게 적었을 수도 있었겠구나...'

 

하물며 나의 바로 앞에 있는 너에게도 그래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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