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날이 있을 뿐이다
그런 날이 있을 뿐이다
바람이 이유없이 그리움을 끌어내듯
심심하지 않게 그런 날이 있을 뿐이다
그냥 웃음이 사라져 점점 소리들이 검게 변할 때
누군가 그립기도 하는
그런 날이 있을 뿐이다
내가 앉은 자리는 점점 멀어지고
거리의 사람들은 모두 침묵하고
빛은 도망가고 그래서 그리워진 것인지
그리워서 그랬는지는 알 수 없지만
아무 말도 없이 생각을 닦고만 있는 날이
그래서 더 반짝이는
그런 날이 있을 뿐이다.
그러고는 실없는 추스림 뒤에 부정하며 살아가는
의자에 다시 앉아
그런 날이 있었다며 글자들을 불러내고 싸우고 어쩔 수 없이 괴로움으로 걸어들어간다
아니다
아니다
그런 날이 있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