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나 불이 켜져 있다
어둡지 않아도 해가 조금은 민망하게 어디나 불이 켜져 있다
아프지 않은 사람이 없고 그렇다고 아픔을 고치는 사람도 없다
그런 시대라며 모두 견디는 사람들이 이상할 때 누군가는 목포로 떠난다
인력처럼 당겨지는 여행길은 아무 말도 없다
새가 질문을 하고 바람이 울어도 가진 대답이 없다
꺼진 차창을 모니터처럼 보다가
우리는 늘 일어설 수 있는 나이였고 주저 앉을 수밖에 없는 나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서른이 지나고 통장에 돈이 들어왔다가 허무함을 전해 주면 곧바로 마흔이 되고
분노하다가 곧잘 위로하고 위로 당한다
삶이 그렇다며 시대를 말하면서도 정작 시대에는 등을 돌린다
목포는 무엇 때문인지 물으면 꼬심을 당했다고 진술을 해야 한다
거기는 왜 가고 싶었을까
아하,
우리가 가장 먼저 알게 되는
새는 까마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