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전머리 1
쏟아지는 햇볕이 온몸에 질질 흘러도 잠이 깨질 않았다
영으로만 보는 하늘대감집을 지나도
간판들은 기호로 바뀌고 너덜해지고 신호등은 깜빡 졸고 있다
길을 걷는 사람들은 모두 꿈에서 만났었다
아기점술
산신태주 안보살과 보은사 사이에는 오직예수
삼광교회 십자가가 높아지려고 애쓴다
명월 오성 월화 가요주점의 이런 이름들을
동주처럼 불러 본다
점집 하나에 졸림과
점집 하나에 지겨움과
점집 하나에 한숨과
점집 하나에 뭐하니 뭐하니
묻는다
닭전머리 위로 성스러운 태양이
불끈 솟지만
붉은색이 푸른색으로 바뀌어도
차선이 비어도 움직일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