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는 현대어에서 재구해 보면 모구, 모긔, 목의, 목이 등일 것이다.
목을 주로 물면 모기고 팔을 주로 물면 파리라고 누군가 그랬다는데, 민간어원설이라거나 상상력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덜 웃기다.
벌써 모기를 걱정해야 할 때가 왔다.
내가 있음을 절절하게 알려주는 곤충이다.
모기가 곤충인가.
모기를 쫓아내려고 선풍기를 틀었더니 추워진다.
선풍기 머리를 돌렸더니, 모기가 달려든다.
여름은 참. 5월에 여름이라니, 그리고 모기라니.
바쁜 날들이다.
이러다가 난 이렇게 살 수밖에 없을 것 같아 슬퍼지기도 한다.
슬퍼진다는 것은 또 괜찮다.
아무 것도 생각하지 못하는 것보단 낫다.
모기가 물고 달아난 자리가 몹시 가렵다.
긁었더니 부어 오른다.
그런데 물린 자리를 가만 놔둘 수는 없다.
그 자리를 때릴 때도 있다. 모기는 나를 스스로 가학적으로 만든다.
모기만 그런 것이 아니다. 스스로 만들어내는 짜증도 나를 스스로 가학적으로 만든다.
배고픔도 부족함도 모자람도.
모스키토가 줄어들어 모기가 되었다는 말은 목을 물어 모기가 되었다는 말보다 어처구니 없다.
이제 그런 계절이다.
이 세상이 어처구니 없는 계절.
* 이건 잡문으로 옮겨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