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3.08 20:53

자판기

조회 수 12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자판기



어느 날 길동님은 전자동 율도국 자판기에서 

판결문을 넣고 나를 뽑아 이곳에 유배시켰다

그것은 이상에 대한 간음의 뜨거운 죄값이었다

처음에는 길을 찾아 돌아가지 않을 길을 걸었지만

그 길은 곧 고장나고

사람들의 전파가 길을 대신하려다 망한 사람이 자꾸 늘어났다

이 곳의 풍경은 
사랑을 사랑이라 부르지 못하고

이별을 이별이라 부르지 못하는,

시들어가는 자유를 고사시켜

결국 대기권 안에 가두어 놓아 모두들 서로의 규칙을 엄수하게 만들었다

가끔은 사연을 말아 담배를 피웠고

그 사연의 공초를 나에게 담기도 했다

죄의 시간은 길고 죄값의 시간은 별이 반짝이는 것처럼 짧아

사라지지 않는 인간들이 자꾸 생산되는 곳

따뜻함이 사라지고 맞아도 더는 울지 않는 자명종처럼

소모를 다한 나는 쓰레기통으로의 비행을 한다. 

글 게시판

글들을 올립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67 하늘에서 비가 내려요 홍반장 2015.03.11 126 0
66 큰 바람과 작은 꼬마 바람 홍반장 2015.03.10 164 0
65 계절의 경계 홍반장 2015.03.10 250 0
64 조퇴 금지 사회 홍반장 2015.03.10 191 0
63 용서 홍반장 2015.03.10 167 0
62 그렇게 사는 것 홍반장 2015.03.09 240 0
» 자판기 홍반장 2015.03.08 121 0
60 그제서야 그립다 홍반장 2015.03.08 131 0
59 선물에 대한 이야기 하나 홍반장 2015.03.06 145 0
58 사람들에게 하는 말 홍반장 2015.03.06 83 0
57 반성문 홍반장 2015.03.04 147 0
56 가을과 헤어졌다 홍반장 2015.03.02 123 0
55 삶의 방식을 말하다 홍반장 2015.03.01 207 0
54 너를 두껍게 덮는다 홍반장 2015.02.28 175 0
53 사계절 동안 헤어지는 사랑에 관한 알바 이야기 홍반장 2015.02.24 126 0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28 29 30 31 32 33 34 35 36 37 Next
/ 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