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자리에 참석하신 내빈 여러분, 많은 축하객 여러분
겨울이 성큼 다가선 오늘, 이곳을 가득 채운 것은 나이팅게일 선서식을 앞둔 여러분의 설렘과 열정일 것입니다.
저는 많은 분들께 축하와 감사의 인사를 전하기 전에 어쩌면 평온함과 고통,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서야 할, 여러분께 존경을 표합니다. 앞으로 여러분들은 박애주의자이기도 하고 어느 때는 최전선의 전사이기도 할 것입니다.
지금 이 자리에 서기까지 가족들의 헌신과 사랑, 교수님들의 정성어린 가르침,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의 손길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 모든 분들게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여러분들은 이제 여러분들이 받았던 모든 것들을 사회 각지에 그대로 돌려줄 순간이 왔습니다.
나이팅게일은 우리에게 백의의 천사로 알려져 있습니다. 크림 전쟁 당시 그녀의 별명은 “등불을 든 여인”이었습니다. 그리고 ‘흰색’이 아니라 짙은 색의 검소한 옷을 입었고, 야전병원에서 밤마다 육군성에 써 보낸 편지에는 전장의 섬뜩한 현실뿐만 아니라, 군대와 병원에 대한 비난이 담겨 있었다고 합니다.
간호학의 창시자 나이팅게일의 가장 큰 업적은 바로 간호사라는 신분을 오늘날의 위치로 만들어낸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나이팅게일은 부조리한 현실을 개혁한 행정가이며, 병원의 환경을 개선한 실천가이기도 합니다. 거기에 자기 희생과 노력이라는 보이지 않는 성품도 더해졌을 것입니다.
여러분께서 들고 있는 촛불은 어둠을 밝히는 빛이라는 상징적인 의미뿐만 아니라 환자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환경을 밝힌다는 큰 의미도 담겨 있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앞으로 헌신과 봉사, 그리고 희생이라는 덕목보다 더 크고 무거운 현실이 여러분을 먼저 맞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여기 모인 우리는 걱정하지 않습니다. 여러분들을 보면서, 여러분들은 부족한 자기 스스로를 먼저 어루만지고, 병상의 환우들을 돌보며, 160년 전, 전장 한 가운데로 나선 나이팅게일의 숙명을 충분히 감당하실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갖게 되었습니다.
환우의 손에 여러분의 따뜻한 마음이 담긴 말과 행동과 마음을 전해주십시오. 여러분들이 임하는 곳곳마다 몸은 아플지라도 마음이 아픈 일은 없도록 해주십시오. 나이팅게일의 강인함으로 그 촛불이 환우들을 인도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주십시오.
여러분의 앞날이, 여러분이 입고 있는 백의처럼, 그리고 타오르는 촛불처럼, 밝고 환하게 빛나기를 기원며, 작은 당부와 큰 축하의 인사를 갈음합니다.
감사합니다.
oo 대학교 총장 홍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