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3.08 20:53

자판기

조회 수 9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자판기



어느 날 길동님은 전자동 율도국 자판기에서 

판결문을 넣고 나를 뽑아 이곳에 유배시켰다

그것은 이상에 대한 간음의 뜨거운 죄값이었다

처음에는 길을 찾아 돌아가지 않을 길을 걸었지만

그 길은 곧 고장나고

사람들의 전파가 길을 대신하려다 망한 사람이 자꾸 늘어났다

이 곳의 풍경은 
사랑을 사랑이라 부르지 못하고

이별을 이별이라 부르지 못하는,

시들어가는 자유를 고사시켜

결국 대기권 안에 가두어 놓아 모두들 서로의 규칙을 엄수하게 만들었다

가끔은 사연을 말아 담배를 피웠고

그 사연의 공초를 나에게 담기도 했다

죄의 시간은 길고 죄값의 시간은 별이 반짝이는 것처럼 짧아

사라지지 않는 인간들이 자꾸 생산되는 곳

따뜻함이 사라지고 맞아도 더는 울지 않는 자명종처럼

소모를 다한 나는 쓰레기통으로의 비행을 한다. 

글 게시판

글들을 올립니다.

  1. 똥에게서 온 편지

    Date2015.03.12 By홍반장 Views102 Votes0
    Read More
  2. 하늘에서 비가 내려요

    Date2015.03.11 By홍반장 Views91 Votes0
    Read More
  3. 큰 바람과 작은 꼬마 바람

    Date2015.03.10 By홍반장 Views129 Votes0
    Read More
  4. 계절의 경계

    Date2015.03.10 By홍반장 Views242 Votes0
    Read More
  5. 조퇴 금지 사회

    Date2015.03.10 By홍반장 Views148 Votes0
    Read More
  6. 용서

    Date2015.03.10 By홍반장 Views152 Votes0
    Read More
  7. 그렇게 사는 것

    Date2015.03.09 By홍반장 Views203 Votes0
    Read More
  8. 자판기

    Date2015.03.08 By홍반장 Views90 Votes0
    Read More
  9. 그제서야 그립다

    Date2015.03.08 By홍반장 Views94 Votes0
    Read More
  10. 선물에 대한 이야기 하나

    Date2015.03.06 By홍반장 Views110 Votes0
    Read More
  11. 사람들에게 하는 말

    Date2015.03.06 By홍반장 Views72 Votes0
    Read More
  12. 반성문

    Date2015.03.04 By홍반장 Views97 Votes0
    Read More
  13. 가을과 헤어졌다

    Date2015.03.02 By홍반장 Views82 Votes0
    Read More
  14. 삶의 방식을 말하다

    Date2015.03.01 By홍반장 Views150 Votes0
    Read More
  15. 너를 두껍게 덮는다

    Date2015.02.28 By홍반장 Views157 Votes0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28 29 30 31 32 33 34 35 36 37 Next
/ 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