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의 글을 즐겨 읽지는 않는다.
특히 요즘에 소설은 거의 읽지 않고 그나마 짧아서 시는 몇 개를 읽었다.
다른 이들의 글을 읽으면서 드는 감정은 질투와 자괴감이 대부분이다. 원래가 찌질이들이 대부분 그렇다. 나보다 잘 쓰지 못하는데도, 그리고 나보다 너무 잘 써서, 이런 감정을 갖게 된다. 전자야 시의 색깔과 개인적 취향의 문제이고 후자는 그대로 탁월한 것이다.
내 판단에서는 그렇다. 정말 잘 쓰는 시를 내가 탓해서 뭐하겠나, 하지만 그저 그렇다고 생각하는, 이미지만 쪼개져 어렵게 나열되거나, 개인적 깨달음을 사상처럼 - 읽으면 건강해지는 슬로푸드라도 되는 듯 꺼내둔 시는 읽기가 너무 힘들고 거북하다. 그럼에도 시인은 수많은 역경을 이겨내고 많은 사람들이 떠받치는 시인이 되었다. 그가 시를 쓰는 과정이나 과거가 조명되고 더 색깔이 입혀져서 무채색의 시는 더 화려하게 변신 당한다.
우리나라 최저 연봉 1위의 그 선망의 직업, 수녀님과 신부님을 제친,,, 그 만큼의 수련이 필요하다고 느껴지는 직업이 시인인데, 가만 생각하면 어떤 시인은 되기 쉽고, 어떤 시인은 되기도 어렵다. 어쩌면 든든한 평론가 한 명과 괜찮은 출판사, 그리고 좋은 이미지와 달빛을 쓸 수 있는 시인 한 명이면 네루다보다 더 좋은 시인이 될 것이다. 그렇게만 되면야 책이야 어느 정도 팔릴 것이고 팔린 책으로 더 좋은 이미지들을 사들이게 될 텐데, 참 좋은 일이다.
난 분명 고백하지만, 찌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