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조금만 생각해야겠다고 항상 생각한다
눈을 떴을 때 일상으로부터 회복되지 않은 내게 네가 제일 먼저 찾아왔다 어둠이 비와 함께 기다리고 있는 아침이었다 눈을 몇 번 다시 감았지만 눈속에는 이미 빛이 들어 앉았고 잠마저 버티고 돌아갈 기색이 없었다 넌 벽면 책꽂이에 가득 꽂혀 있었고 간밤의 기억들은 액자처럼 걸려 있었다 희미하게 어둡거나 어둡게 밝은 아침이었고 담담한 충고처럼 꿈이 엉뚱한 웃음을 불러왔으며 나는 내 모든 그것들처럼 아무 것도 할 수 없었고 하지 않았다 다만 너를 조금만 생각해야겠다고 주문처럼 기도하는 어느 아침의 가장 깊은 속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