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8.26 10:28

제목 없는 병

조회 수 13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제목 없는 병

 

 

내 우울은 다소 늙었다 늙었다기 보다는 의뭉스럽게 생겼다 그래서 나는 우울을 조심하는 편이지만 내가 멀리하기에는 어느 순간 불쌍함이 감도 없는 감나무 같기도 해서 그러지도 못하고 파란 달개비꽃처럼 나는 얼굴과 마음을 만들고 누군가에게 마구잡이로 매달려도 보지만 내가 그 우울을 닮아서 우울을 배달하는 우체부 같아 기다리지도 않는데 자꾸 고지서같은 우편물을 꾸역꾸역 집어 넣듯이 여겨졌는지 나는 멀어지고 멀어지고 싶어지고 혼자가 되고 다시 내 우울은 그런 나를 옆에서 자꾸 웃고 있는데, 외려 그게 너무 달갑게 느껴지는 이상한 저녁에 다시 누군가에게 말을 걸고 싶어지고 우울보다는 이제 나의 병이 더 걱정스러워지는데 진작 어떤 것도 떠올리지 못하는 병이라도 걸렸으면 좋았겠었다는 아쉬움을 오랫동안 만지작거렸다. 


글 게시판

글들을 올립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455 잠자리 어떤글 2017.11.03 123 0
454 너를 조금만 생각해야겠다고 항상 생각한다 어떤글 2017.10.27 161 0
453 세상 놀라운 일 어떤글 2017.10.09 134 0
452 잠에서 깬 가을 어떤글 2017.09.18 129 0
451 너를 얼마나 그리워하는지 알기 위해 헤어졌다 어떤글 2017.09.18 135 0
450 엄마 어떤글 2017.09.07 123 1
449 가을의 힘 어떤글 2017.09.05 144 0
448 몽환적 도착 어떤글 2017.09.04 107 0
447 지속의 긍정 어떤글 2017.09.04 124 0
446 가을 증발 어떤글 2017.09.01 152 0
445 직립의 권태 어떤글 2017.08.29 111 0
444 토요일의 가을 어떤글 2017.08.27 104 0
» 제목 없는 병 어떤글 2017.08.26 134 0
442 다만 어떤글 2017.07.19 140 1
441 순수했던 나날들 1 어떤글 2017.07.01 140 0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 37 Next
/ 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