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합의문
오늘을 9월 2일이라고 합의한 상태에서
모두 그 페이지 2시 15분의 문제를 풀고 있다
누구는 혀로 풀고 누구는 혀에서 나온 욕 먹는 일로 풀고
문제를 모르고
틀린 답을 틀린 줄 모르고 엎드려 풀고 있다
산다는 것은
자신의 숙제를 허공에 나열하고
참을 수 없어서 참는 것
소리들에 깎여 가는 생각의 가루들이
쌓은 저마다의 불구의 의자 다리에서
깜빡 잠이 들고 싶은
하루를 잠재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