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밑바닥이 하얘졌다." 라는 문장만 오늘 몇 번을 생각했는지 모르겠다.
가야바타 야스나스의 설국을 읽으면서 이 문장 하나가 왜 이렇게 집요하게 나에게 강박증을 불러으키는지 알 수가 없다.
밤의 밑바닥이 하얘졌다.
달이 얼굴을 내밀자 밤의 제일 높은 곳이 밝아졌다.
원형탈모처럼 밤의 밑바닥이 가로등에 듬성듬성 구멍을 드러냈다.
밤의 밑바닥이 하얘졌다.
12년을 고쳐 썼다는 글이다.
12일도 아니고 12달도 아니고 12년.
그 집요함이라면.
집요함.
집요.
집
요
함.
밤의 밑바닥이 하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