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4.29 15:50

백석의 고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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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故鄕)

- 백 석

 

 

 

나는 북관(北關)에 혼자 앓아 누워서

어느 아침 의원(醫員)을 뵈이었다.

 

의원은 여래(如來) 같은 상을 하고 관공(關公)의 수염을 드리워서

먼 옛적 어느 나라 신선 같은데

새끼손톱 길게 돋은 손을 내어

묵묵하니 한참 맥을 짚더니

문득 물어 고향이 어데냐 한다.

 

평안도(平安道) 정주(定州)라는 곳이라 한즉

그러면 아무개씨(氏) 고향이란다.

그러면 아무개씨(氏)를 아느냐 한즉

의원은 빙긋이 웃음을 띠고

막역지간(莫逆之間)이라며 수염을 쓸는다.

 

나는 아버지로 섬기는 이라 한즉

의원은 또다시 넌즈시 웃고

말없이 팔을 잡아 맥을 보는데

 

손길은 따스하고 부드러워

고향도 아버지도 아버지의 친구도 다 있었다.

(삼천리 문학 2호, 1938.4)

 

- 북관 : 함경남도

- 관공 : 삼국지에 나오는 관운장

 

 핵심 정리

 성격 : 서정적, 서사적

 심상 : 감각(시각, 촉각)적 심상

 어조 : 친근하고 다정다감한 어조

 구성

제1연 : 의원을 만나봄

제2연 : 의원이 고향을 물어봄

제3연 : 아무개 씨와 막역지간이라는 의원

제4연 : 아버지의 친구인 의원

제5연 : 의원의 손길에서 느끼는 육친과 고향에의 그리움

 주제 : 육친에 대한 그리움과 향수(鄕愁)

 

 백석의 시세계

그의 시는 한국인의 원초적인 고향 개념을 환기한다. 그의 시가 보여 주는 토속적 사투리와 현대적 가족 제도, 풍물의 세계는 단순한 풍물이 아니라 반드시 인간이 개입된 풍물로, 그는 이를 통해 우리 민족의 삶의 방식을 감동적으로 보여 준다. 이런 점에서 그의 시는 민족 정서가 점차 상실되어 가는 일제 치하에서 더욱 존재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한편, 백석의 시 세계의 주인공은 항상 공동체의 품속에 깊이 침잠해 있다. 그러므로 그러한 공동체적 세계로부터 멀어져 있는 시인의 현실적 세계와 대립됨으로써 고향이라는 공동체는 삶의 풍요로움을 더해 주는 세계로 형상화된다.

 

 작품의 이해와 감상

이 시는 <여우난 곬족>의 연장선에 선 작품으로 백석 특유의 고향 정서가 잘 나타나 있는 작품이다. 백석의 시는 무엇보다도 한국인의 원초적인 고향 개념을 환기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그의 시가 보여 주는 토속적 사투리와 현대적 가족 제도, 풍물의 세계는 단순한 풍물이 아니라 반드시 인간이 개입된 풍물로, 그는 이를 통해 우리 민족의 삶의 방식을 감동적으로 보여 준다. 이런 점에서 그의 시는 민족 정서가 점차 상실되어 가는 일제 치하에서 더욱 존재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한편, 백석의 시 세계의 주인공은 항상 공동체의 품속에 깊이 침잠해 있다. 그러므로 그러한 공동체적 세계로부터 멀어져 있는 시인의 현실적 세계와 대립됨으로써 고향이라는 공동체는 삶의 풍요로움을 더해 주는 세계로 형상화된다.

이 시가 환기시키는 정서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그 고향이 불러일으키는 따스한 정이다. <여우난 곬족>에서는 고향을 무대로 그 곳에서 벌어지는 토속적이고 원형적인 삶의 모습을 서사적 구조를 통해 고향 정서를 보여 준 데 반해, 이 시는 인물들 사이에 주고받는 대화와 시적 상황을 압축적으로 서술하는 기법을 통해 나타내고 있다.

연 구분이 없는 전 17행의 단연시 구조의 이 시는 내용상 4단락으로 나누어진다. 이 시는 시적 화자가 타향인 ‘북관’에서 병을 앓아 ‘의원’을 찾아가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첫째 단락인 1․2행은 바로 그러한 상황을 압축적으로 서술하고 있는 부분으로, 외로운 타향살이를 하는 화자가 병으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도 각별해진 향수를 느끼게 해 준다. 둘째 단락은 3․4행으로 화자가 의원을 찾아가 첫 대면한 ‘의원’의 풍모와 인상을 시각적 묘사로 표출하고 있다. 5행부터 15행까지의 셋째 단락은 ‘의원’이 화자인 ‘나’를 진맥하는 상황을 서술하고 있다. 그런데 그 서술은 화자의 주관적 감정을 최대한 억제한 채, 진맥하는 ‘의원’의 행위와 표정을 객관적으로 제시하는 동시에 ‘의원’과의 극적이고 생생한 대화를 통해 전개시키고 있다. 넷째 단락은 16․17행으로 화자의 내면 세계를 보여 주는 독백 부분이다. ‘의원’에게서 부드럽고 따스한 정을 느끼게 된 화자가 마침내 그에게서 고향과 아버지를 느끼게 되었다는 감정의 토로는 ‘손길은 따스하고 부드러워 / 고향도 아버지도 아버지의 친구도 다 있었다.’는 평범한 서술로 나타나 있다. 화자의 이 같은 직접적인 감정 토로는 특별한 시적 수사 없이도 절실한 감동의 울림을 주고 있다. 그것은 셋째 단락에서 화자를 진맥하는 의원의 행위와 그와 함께 나눈 대화를 통해 그러한 정서가 충분히 환기되었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작품의 이해와 감상 2

 

이 시는 백석 특유의 고향 정서가 잘 나타나 있는 작품이다. 백석의 시는 무엇보다도 한국인의 원초적인 고향 개념을 환기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그의 시가 보여 주는 토속적 사투리와 현대적 가족 제도, 풍물의 세계는 단순한 풍물이 아니라 반드시 인간이 개입된 풍물로, 그는 이를 통해 우리 민족의 삶의 방식을 감동적으로 보여 준다. 이런 점에서 그의 시는 민족 정서가 점차 상실되어 가는 일제 치하에서 더욱 존재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한편, 백석의 시 세계의 주인공은 항상 공동체의 품속에 깊이 침잠해 있다. 그러므로 그러한 공동체적 세계로부터 멀어져 있는 시인의 현실적 세계와 대립됨으로써 고향이라는 공동체는 삶의 풍요로움을 더해 주는 세계로 형상화된다.

 

이 시가 환기시키는 정서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그 고향이 불러일으키는 따스한 정이다. <여우난 곬족>에서는 고향을 무대로 그 곳에서 벌어지는 토속적이고 원형적인 삶의 모습을 서사적 구조를 통해 고향 정서를 보여 준 데 반해, 이 시는 인물들 사이에 주고받는 대화와 시적 상황을 압축적으로 서술하는 기법을 통해 나타내고 있다.

 

연 구분이 없는 전 17행의 단연시 구조의 이 시는 내용상 4단락으로 나누어진다. 이 시는 시적 화자가 타향인 '북관'에서 병을 앓아 '의원'을 찾아가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첫째 단락인 1․2행은 바로 그러한 상황을 압축적으로 서술하고 있는 부분으로, 외로운 타향살이를 하는 화자가 병으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도 각별해진 향수를 느끼게 해 준다. 둘째 단락은 3․4행으로 화자가 의원을 찾아가 첫 대면한 '의원'의 풍모와 인상을 시각적 묘사로 표출하고 있다. 5행부터 15행까지의 셋째 단락은 '의원'이 화자인 '나'를 진맥하는 상황을 서술하고 있다. 그런데 그 서술은 화자의 주관적 감정을 최대한 억제한 채, 진맥하는 '의원'의 행위와 표정을 객관적으로 제시하는 동시에 '의원'과의 극적이고 생생한 대화를 통해 전개시키고 있다. 넷째 단락은 16․17행으로 화자의 내면 세계를 보여 주는 독백 부분이다. '의원'에게서 부드럽고 따스한 정을 느끼게 된 화자가 마침내 그에게서 고향과 아버지를 느끼게 되었다는 감정의 토로는 '손길은 따스하고 부드러워 / 고향도 아버지도 아버지의 친구도 다 있었다.'는 평범한 서술로 나타나 있다. 화자의 이 같은 직접적인 감정 토로는 특별한 시적 수사 없이도 절실한 감동의 울림을 주고 있다. 그것은 셋째 단락에서 화자를 진맥하는 의원의 행위와 그와 함께 나눈 대화를 통해 그러한 정서가 충분히 환기되었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시어․시구 연구 및 분석

 

▶. 북관(北關)-함경남도 지방의 별칭. 여래(如來)-석가모니 여래(釋迦牟尼如來)의 약칭. '부처'를 높여 부르는 말. 관공-삼국지에 나오는 '관운장'을 일컬음. 막역지간(莫逆之間)-벗으로서 아주 허물없는 친한 사이. 막역간(莫逆間).

 

▶ 나는 북관에 혼자 앓아 누워서 ; 고향을 떠나 북관이라는 타향의 공간에서 유랑하는 시적 화자의 소외감과 고독감이 나타나 있다.

 

▶ 여래(如來) 같은 상을 하고~어느 나라 신선 같은데 ; 석가모니 여래 같은 인자한 모습과 관운장 같은 긴 수염을 드리우고 있는 모습의 묘사를 통해 아버지의 이미지와의 유사성을 은근히 드러내 보이고 있다. 전체적으로 풍기는 분위기는 '신선 같은데'라고 하여 동화적 요소를 삽입, 과거 회상의 실마리를 제공하고 있다.

 

▶ 고향도 아버지도 아버지의 친구도 다 있었다 ; 시적 화자는 여기저기 떠도는 중에도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고향에 대한 향수를 느끼고 있다. 갑자기 아버지의 손길처럼 따뜻하고 부드럽게 느껴지는 의원의 손길에서 이를 확인하고 있다.

 

문제

 

1. 이 시에서 극적 전환의 계기가 이루어진 연을 살펴보자.

▶ 3연 - 아무개 씨와 의원이 막역지간으로 확인되는 연이다.

 

2. 이 시에서 시적 자아가 그리워하고 있는 대상을 유추해 보자.

▶ 친척, 아버지, 혈육의 정 - 고향에서 더불어 사는 삶

 

3. '고향도 아버지도 아버지의 친구도 다 있었다'에서 엿볼 수 있는 작자의 고향 인식을 생각해 보자.

▶ 끈끈한 혈연 공동체로서 파악하고 있다.

 

4. 이 시에서 '의원'의 인상을 총체적으로 집약한 시어를 찾아보자.

▶ 신선 - 여래, 관공 같은 인상이 '신선' 같다는 말로 집약된다.

 

5. 이 시에서 시적 자아가 고향에서 가족들과 함께 있는 것처럼 느껴지도록 만들어 주는 계기가 되는 시어를 찾아보자.

 

▶ 손길 - 의원의 따스한 손길 때문에 가족들과 함께 있는 듯한 훈훈함을 느끼게 된다.

 

6. '여래(如來) 같은 상을 하고 관공의 수염을 드리워서'에서 느낄 수 있는 정감은 무엇인가?

▶ 자비롭고 인자하며 너그럽고 푸근한 정감이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