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 코끼리가 산다는 사실 4.16
코끼리가 원래 바다에서 살았다는 뉴스를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슬픈 마음 다 비워도 짠물이 차갑게 가득한데
빚으로 빚을 갚을 수는 없었다
잊지 않겠다는 말이 잊혀지는데
이미 화가가 된 사람도
목사님이 된 사람도
누군가는 무엇이 될까 고민하던 사람도
바다 밑 어둠에서
아직 여행이 끝나기를 기다리며
쏘아 올린 별들 몇 개
스스로도 구조하지 못하는 세상인데
이제 더는 전파 한 줄 없이
노란 리본도 피곤하게 흔들리는
바다 속에서도 꽃 피겠다
수능에 알바에 취직에 젊은 꿈 대출 받는
우리의 짐 진 뒷모습 못 보아서 슬프다
우리는 우리 사는 걱정만 하고 산다
거기 피지 않는 씨앗이 떨어졌으니
사람들 사이 사람들은 볼 수 없는
꽃 피었겠다
동정이 필요하지 않은 피로한 세상 멀리
깊은 곳에서
아직 닿지 않은 한라산에서부터
소리 없이 꽃 흐르겠다
눈물 없이 눈물 흐르겠다
다시 말하지만 코끼리는 원래 바다에서 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