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을 하얗게 태워버린
잔인한 5월의 볕이 들이치는
높은 천장, 큼지막한 통창의 카페
고향 집 가는 길의
온실 속 선인장들처럼
능선을 이루어 둘러 앉은
오랜 친구들이 끊임없이 뿜어대는 증기
상처입어 잘려나간 한 여자 이야기에 열을 올린다
버림받았어도 자기 몸을 함부로 굴려선 안되는 것이라고,
그래서 어찌 꽃 피우고 열매 맺을 수 있겠느냐고
온몸을 짓누르는 후텁지근함에 숨이 가빠온다
그래,
우리 사이에 새 팔이 돋아나는구나
끓고 분열하고 팽창하고 소용돌이치며
틈을 비집고 나온 고깃덩어리가
우리를 한아름 안아주는구나
이곳, 우리의 번영 육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