짓다(모임)
2024.05.01 20:03

오래된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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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꽃을 하얗게 태워버린

 

잔인한 5월의 볕이 들이치는

 

높은 천장, 큼지막한 통창의 카페

 

 

고향 집 가는 길의

 

온실 속 선인장들처럼

 

능선을 이루어 둘러 앉은

 

오랜 친구들이 끊임없이 뿜어대는 증기

 

 

상처입어 잘려나간 한 여자 이야기에 열을 올린다

 

버림받았어도 자기 몸을 함부로 굴려선 안되는 것이라고,

 

그래서 어찌 꽃 피우고 열매 맺을 수 있겠느냐고

 

 

온몸을 짓누르는 후텁지근함에 숨이 가빠온다

 

그래,

 

우리 사이에 새 팔이 돋아나는구나

 

끓고 분열하고 팽창하고 소용돌이치며

 

틈을 비집고 나온 고깃덩어리가

 

우리를 한아름 안아주는구나

 

 

이곳, 우리의 번영 육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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