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좋은 시절
이 좋은 시절, 헤어짐이 쉬운 계절
안전한 궤도를 돌며
남아있던 우리는 떠난 이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씩 나누어 마셨다
사랑은 없지만, 사랑이 아니라고 말하지 못한
어쩌면, 어쩔 수 없이 떨어지는 꽃
분리불안을 지닌 나무들처럼
이 좋은 시절에 남은 우리들은 더 높아가는 짠한 반쪽달을 보며
자꾸 모이지만, 자리를 더 좁히지는 못했다.

그래서 떠난 너를
있지만 없는 나는
이 좋은 시절
아는 형의 고민
어둠의 계획
이별을 사랑하는 우리
삶은 짧고 밤은 길다
돌아 오는 도망자
냉장고 냄새에 울다
첫가을
그리움의 방식
행복의 지도
아주 오래 되고 오래 할 생각
상승하지 못하는 새
너에 대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