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은 간다
추워서 나를 더 껴안는 겨울밤
잘려나간 손톱 모양의 달은
구름을 덮었지만
날은 더 추워져서
시간의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한 봄을
더 느리게 만들었다
겨울이 지나가는 환절기에
길거리 사람들이
광고등처럼 색색이 가슴 아플 때마다
봄은 저만큼 돌아 가곤 했다
일터에 나오지 않는
사람들의 지친 눈빛처럼
붉어지는 꽃 지고
돌아갈 흔적이 사라진 과거에게
지금을 원망해도
내일도 흐를 어딘가 벚꽃
아래 거리는
그리고 우리의 오지 않은 봄은
이미 지나가 버리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