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째 잠에 들지 못하거나 잠깐씩 자다깨다를 반복하고 있는 걸 보면 가을인가 보다 가을도 나의 우울함 때문에 오는데 잠 들지 못하는 날들이 늘어만 간다. 너를 생각하는 시간을 오래 하려는 탓일까.
여기까지 잠에서 깨서 스마트폰으로 글을 쓰다가 글자가 보이지 않아 새벽에 노트북을 꺼내 들었다. 그런데 화면을 마주하고 앉아 있어도 별 쓸말이 없다. 어제는 누군가에게 오랫동안 괴롭힘을 당하는 꿈을 잠깐 꾸었는데, 오늘은 퇴직하는 꿈을 꾸었다. 퇴직 인사말도 남겼다. 꽤 그럴 듯한 인사말이었다.
가장 좋은 것은 현실에서의 긍정일 테지만, 이제는 그것과는 거리가 멀어져 회복이 힘들 듯하고 타협이나 인정이나 이런 것들도 아닌 듯하며, 인내와 체념 사이에서다른 태도를 찾아 보는 중이다.
삐뚤어진 나무는 다른 모든 나무가 삐뚤어져 보인다. 그런데 그 삐뚤어진 나무는 곁의 나무에 기대고 서 있다는 걸 알게 된다. 고맙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떠난다.
이 시간의 새벽은 참 조용하다. 취객들은 돌아 갔고 아직 새벽일을 시작하기에는 이른 시간이다. 오랜만이다. 이 가을도 고요한 외로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