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의 계획
누구에게나 있는 약병처럼
치유되지 않는 밤은 있다
사랑은 평정심을 삭제하는 힘을 지녀
사람을 만나는 동안 늘 어둡게 아팠다
도시의 밤은 아무 것도 감추지 않고
어둠보다 더 어두워진 사람들이
밤길을 따라 흘러 다녔다
나는 밤을 좋아했다
밤에는 틀림없이 어두워질 것이라고 맏었기 때문이었다
뜨거운 백열전구가 매달려 있을 때만 해도 그랬다
이별조차 잃은 후로 나는 욕심 때문에 늘 길을 잃었다
몇 번의 첫사랑이나 쓰레기같았던 생활이나 사라진 어머니나
내 안에서 굴러다니는 기억들은
삼킨 알약들처럼 몽글몽글한, 오래 계획된 아픔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