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가지를 모두 가질 수 없는 선택의 상황이 있다.
그럴 때는 하나만을 선택하든지, 순서가 필요한 법이다.
그렇다면 다른 하나는 포기할 수 있다.
이것을 개념이나 감정으로 치환하더라도 역시 마찬가지다.
단지 손에 들고 있는 빵이 두 개라면 모두 먹으면 되겠지만, 그것은 빵이라는 것 하나 뿐이다.
결정할 일이다. 어느 빵이 먼저냐가 문제다.
그 선택의 과정은 길지 않다. 아니, 길게 놔두지 않는다.
그래서 비슷한 상황이 되면 선택하지 않는 길을 선택하기도 한다.
하나인 상황에서도 늘 선택할 수밖에 없다.
이거냐, 저거냐가 아닌 가지느냐, 버리느냐의 문제는
늘 시간을 지체하게 만든다.
마트에서 물건을 고를 때
음식을 주문할 때
할 일이 없거나 많을 때
여행을 할 때
소소한 것들만이 아니다.
현대인들의 선택 장애는 풍요함과 궁핍함, 둘 다에서 찾아 온다.
4만여 종의 상품이 진열되어 있는 대형마트에서는
늘 사람을 멈춰 서게 만든다.
햄릿증후군, 결정장애, 선택장애...
아직 장애까지는 아니다.
나는 차라리 마음에 드는 것이 없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고르지 못했다고 말할 수 있었으면 더 나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