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 생각해보면 어느 순간이라도 아프지 않은 적이 없다.
그 아픔이라는 것이 아주 작은 것부터 큰 것까지, 신체부터 정신까지 그 다양함을 고려해 보았을 때는 더욱 그렇다.
까만 가지에서 꽃이 피는 일은 무참하고도 파격적인 일이다. 겨울에서 다시 가을이 아닌 봄이 오는 것은 꽃을 피우기 위해 그런 것만은 아닐 텐데, 그것이 꼭 아픔이라는 것도 아닌데, 살면서 그들은 또 꽃이 피거나 또 잎이 나고 자라거나 새로운 가지를 뻗거나 하는 일들, 그리고 흔들리거나 찢기거나. 그런 일들을 담담하게 참 잘 견딘다. 적어도 그런 것처럼 보여진다.
허리가 아프다.
허리만 아픈 것이 아니라, 발다닥도 그리고 머리도, 피부도 다들 아프다고 한다. 난 적어도 곁에서 보이기에는 아프지 않은 것처럼, 혹은 아파 보여도 그것이 일상적인 것처럼 비춰질 수도 있다. 그런 것들이 모두에게 마찬가지 일것이다.
아프니까 좋다,라는 시의 문장처럼 또 그런 것이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기도 하고 당연한 것이기도 하다. 그래 아프다는 것은 어쩌면 건강하게 살았다는 증거이기도 하고 살아있다는 표시이기도 하다.
아프니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