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3.10 13:39

계절의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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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과 낮의 구분을 위해서 새벽이란 말을 만들어 놓기는 했지만

계절의 구분을 위해서는 어떤 말도 없다.

환절기?

어디서부터가 다른 계절일까.

방송이나 달력이나 아무리 계절을 말하고 가리켜도 그것을 구분할 수 있는 것은 시간이다. 날씨에 따라 옷을 바꿔입고 그 계절과 계절 사이에 잠시의 멈칫거림도 계절의 경계라고 할 수 있지만, 딱히 뭐라고 구분할 수 없는 날들이 지속된다.

누군가 절대적으로 오늘부터가 이 계절이다, 라고 선언을 하면 좋겠다. 사실 이런 말이나 규칙이 없는 이유는 그럴 필요가 없어서인지도 모른다. 그래도 지금은 어느 계절일까, 라는 궁금증이 이맘때 심해진다.

괜찮다.

따듯해지고 졸고 심란해지고 나른하고 피곤하고 그렇게 지내다 보면 봄이 와 있을 것이고 가 있을 것이다.

초지일관이라는 가르침 덕분에 나는 변한 것이 없다.

가끔은 불량한 사람들이 어떤 변화를 꾀하려고 시도를 하기도 한다. 해로운 일을 줄이거나 금하고 새로운 일을 계획하고. 초지일관에 어긋나는 일이다. 하지만 나 역시 그런 공상들을 늘어놓는다. 아무 것도 하지 못하면서. 늦은 밤 피곤해도 예민한 신경이 자꾸 생각에게 말을 걸어와서 잠은 늦게서야 도착한다. 그렇게 다시 피곤을 꾸려서 출근을 하고.

그냥 봄이구나, 라고 말하는 순간을 봄이라고 하자.

내린 눈과 두툼한 옷과 겨울더러는 조금 미안하지만, 마음 심란한 봄이라고 하자.

봄.

어딘가에 기도하고 싶어지는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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