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서 근무를 한다.
이 말은 누군가에 꿈이자 희망이고 누군가에는 힘듦이나 어려움이다.
오늘 동료 한 명이 집에 일이 있어 연가를 냈다.
이런 경우는 아주 드물다.
연가를 낼 만한 일이 드문 것이 아니라, 그럴 만한 일이 일어나도 연가를 내는 일은 어렵기만 하다.
가끔은 일이 하기 싫을 때도 있고 무슨 일이 생기거나 힘이 들 때도 있다.
그런데도 조퇴나 연가는 직장에서 너무나도 먼 얘기다.
왜 그렇게 됐을까.
이렇게나 먹고 살기 힘든 때에 충실해야 할 직장인이 무슨 배부른 소리냐고 되물을 수 있다.
신문 기사에도 경제와 정치, 고용, 주택, 소비 이야기가 절반을 넘는다.
살기 위해서는 간절하게 필요한 것들이지만,
어떻게 사는지에 대해서는 모두들 침묵한다.
어떻게 살기 위해서 어떤 그것들이 필요한지 생각해 보았으면 싶다. 그럼에도 늘 같은 이야기들이다. 경제정책을 결정하는 고위공무원이나 실무자들은 그들만의 환경과 그들만의 생활방식으로 그들만의 눈높이에서, 이만큼이면 되겠지라고 정책을 결정할 수도 있다.
사람들은 모두 거기에 맞춰 누군가는 느르게 누군가는 허덕이며 뛰게 된다.
어디로 걷는지 얼마 만큼 걸어야 하는지, 어떻게 걷고 어떻게 가는지가 중요하지 않은 사회다.
사실 그렇다.
솔직하게 오늘은 일이 너무 안 돼서, 아파서, 하기 싫어서, 힘들어서 조퇴하고 싶을 때가 있다.
심지어는 삶의 순간들을 유예시키거나 정지시키고 조퇴를 하고 싶을 때도 있다.
머리가 아프다.
그래 가자, 라고 할 수가 없어 그래도 어쩔 거냐, 모든 일을 강하게 씩씩하게, 참아 보라고 모두 스스로에게 말한다.
힘이 없어서 그러는데, 어떻게 더 힘을 내라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모두 밝고 건강한 사회를 원한다.
일을 하는지 안 하는지 알 수는 없지만, 사람들은 여기 안에 묵묵하게 들어 있다.
날씨가 추워졌다.
마음까지 뻣뻣해지고 등짝이 싸늘하다.
사람들에게 조용히 하고 싶은 말이 있다.
너도 조퇴하고 싶지?
춥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