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제서야 그립다

by 홍반장 posted Mar 08, 2015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그제서야 그립다





화장실 문을 열었다가

모기의 얼굴과 마주했다

겁에 질린 쪽은 굶은 모기였다

붉은 수은주가 짧아지는 일기예보를

듣지 못한 모양이다

주파수 없는 비행은 

어딘가로 안부조차 알리지 못하고

반지하 화장실에 한 웅큼 남은 온기에 기대

떠나간 붉은 사랑을 기다린다고 한다

거울에 앉은 모기는 거울을 본다

사랑보다 겨울이 먼저 입김처럼 보이는 사이

사라진 사랑에게

뭉개진 입으로 

이제야 까만 온몸 드러낸다

바늘 같은 날갯짓 소리

가렵게 하고 그 자리 

그립게 한다

갑자기 어제 받았던 그만 두자는 문자가

눈을 물어

자꾸 눈이 가려워지고 부어 오른다

긁지 않을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