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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 작품에 대한 어려움은 개인적으로 그 어려움이 극과 극으로 나뉜다.

  누군가는 정답 여부와는 관계없이 문학 지문과 문항을 쉽게 생각하고 누군가는 낯선 작품을 만나는 당혹감 때문에 늘 어렵게 생각한다. 우리가 어떤 국어 문제를 만나든지 사실 모두 읽기 문제이다. 그래서 읽기 연습(독서)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 읽는 연습에는 우선 양이 중요하다.  많은 자연과학 서적이나 인문학 서적, 자신의 관심 분야의 잡지도 좋다. 이렇게 글을 읽는 연습이 진행되면 더디더라도 국어에 대한 자신감이 생긴다. 우선 읽기 되니까. 화법, 작문, 문법, 문학, 독서 모든 분야의 제시문과 문항, 선택지가 읽기(이해)로 이뤄진다.

  읽기가 쉬워진다면, 그만큼 심리적인 부담감도 줄어든다. 그러면 문제를 풀면서도 결과에 관계없이(?) 빠르게 안정적으로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다.

  나는 가끔 국어를 수학이나 영어처럼 읽어야 한다고 말한다. 일반적인 독서에서는 그럴 필요가 없지만, 적어도 문제를 풀어야 하는 제시문들은 그렇게 해야 한다. 영어처럼 읽는다는 말은 어휘 하나하나에 집중하라는 말이다. 사실 선택지의 전체적인 문장 보다는 이 어휘에서 답이 갈리는 경우가 많다. 어휘 하나를 모른다고 해서 영어 문장 전체가 해석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시 작품에서도 그렇다. 어휘 하나 구절 하나가 중요하지만, 문제는 늘 정서나 태도, 상황, 전체적인 감상을 주로 묻는다.

  그리고 수학처럼이란 말은 앞서 얘기했듯이, 아주 세심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1, 1은 아주 다른 답이다. 그런데 국어에서 자신이 알고 있는 어휘 지식으로 막연하게 제어와 절제를 같은 단어로 받아들인다. "자동차가 제어되지 않는다." 라는 문장은 쓸 수 있지만, "자동차가 절제되지 않는다."는 문장은 쓸 수 없다. 이렇게 비슷한 의미를 지니면서도 다른 어휘를 자신이 알고 있는 어휘력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런 어휘력은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문학 작품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서 어휘는 일정하게 반복된다. 문학 작품에서만 사용되는 어휘들이 있고 그것들이 반복적으로 사용된다. 가장 우선해야 할 것은 문제를 풀어가면서 그 어휘력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다음으로 낯선 시를 만났을 때의 방법.

  익숙한 작품은 문항이 어렵고 낯선 작품은 문항이 쉽다, 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이 이제는 큰 의미가 없어 보인다. 예전 수능처럼 문항 수가 많았을 때는 어느 정도 맞는 말이었는지 모른다. 하지만 지금은 낯선 시가 됐든지 익숙한 작품이 됐든지 문제를 풀려고 하는 입장에서는 어려움이 있기는 마찬가지다.

  시에서는 화자라는 인물이 나온다. 소설에서 주인공과 마찬가지다. 그런데 인물이 하나다. 그래서 시에서는 서사시를 제외하고는 사건이나 이야기가 많지 않다. 유명한 백석의 "여승"이라는 시처럼 이야기가 어느 정도 포함되어 있는 시도 있지만, 대부분 우리가 다루는 시는 서정시다.

  어떤 상황에서 어떤 사람이 자신의 감정을 어떤 방법으로 읊은 것이다. 이 문장에서 우리가 해결해야 하는 것은 '어떤'이다. 이것에 대한 답은 어려운 시 작품 자체보다는 문항에서 어느 정도 답을 알려주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라면 정말 모르겠다, 읽었는데 이게 무슨 의미인가, 라는 생각이 든다면 문제의 선택지를 먼저 봐도 좋다.

  사실 문제를 풀 때의 상황이 이런 정도라면 그 시의 문제를 풀기 어려운 수준일 수 있다.

  수학에서 +, - 를 생각해 보자. 우리가 시어들을 볼 때 이렇게 표시해 볼 수는 있다. 슬프다는 - , 즐겁다는 +. 문제의 선택지에도 이렇게 표시해보면 내용을 어느 정도 풀이하면서 선택지와 맞는지를 따져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고등학교에서 가르치는 시들은 매우 교훈적이다. 주제는 사랑과 이별, 누군가(어떤 것)의 부재상황, 희망(의지), 비판, 성찰 등이다. 이런 주제들을 보면서 +나 -로 나눠볼 수 있는 것처럼 시의 내용도 그렇게 구분해볼 수가 있다.

  낯선 시를 만나면 주의하면서 읽어 보자. 그리고 표시를 해 보자. 어떤 상황에서 어떤 사람이 자신의 감정을 어떤 방법으로 읊은 것지를. 그리고 문제를 풀 때는 어휘에 주목하자. 선택지에도 +, - 표시를 해보자. 그렇게 연습해주면 좋다.

  어는 정도의 공부가 된다면, 그 시인의 작품들을 한꺼번에 읽어보고 그 시인의 성향을 알아 두는 것도 좋다. 어떤 가수가 새 앨범을 내면 비슷한 색깔을 지니는 것처럼, 시인들도 자신의 성향과 시가 대부분 일정하게 정해져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