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9.16 13:35

바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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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자리 누군가가 음악도 기운이 있어야 들을 수 있다고 했다.

특히 락이나 메탈은 그만큼의 에너지가 있어야 해서 자기는 이제 그런 음악을 듣지 못한다고 말했다.

남쪽의 태풍이 느껴지는 오후, 바람이 불고 하늘은 거뭇하다.

 

음악 경연 프로그램에서 '바다 끝'이라는 노래를 처음 들었었다.

그리고 거의 찾아 들을 일 없었던 최백호라는 가수를 검색해 이 노래를 다시 들었다.

체념과 달관은 동의어일 것이다. 

이 노래는 그런 느낌이다.

노래를 듣고 있으면 바다 보다는 바람이 먼저 떠오른다.

기운이 다한 어떤 이가 삶과 사랑을 그렇게 느끼며 바람을 버티고 서 있을 듯한 모습이 떠오른다.

 

힘이 하나도 없지만, 힘이 가득 느껴지기도 한다.

 

기운이 없는 없는 내가 흐느적거리며 흥얼거리기엔 긴 한숨처럼 적절하다.

어제도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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