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3.03 13:53

국어가 왜 어려울까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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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어는 어려운 과목이다.

  흔한 말로 공부를 열심히 해도 성적이 별로 오르지 안혹 공부를 하지 않아도 성적이 떨어지지 않는 과목이다. 인터넷 용어로 가격 대비 성능비 "가성비"가 떨어진다. 그 이유가 뭘까?

  예를 하나 들어보자.

  4월, 어딘가로 소풍을 가게 되었다. 낯선 곳이라서 장소를 미리 알아 두었지만, 그 소풍 장소를 정확하게 찾아가는 일은 쉽지 않다. 우선 그 근처의 큰 지형지물을 찾게 된다. 그리고 그곳을 기준으로 해서 다시 소풍 장소까지 찾아간다. 여기서 대부분은 큰 지형지물까지만 잘 찾아간다는 것이다. 정작 그 근처에서는 길을 헤매게 마련이다. 거의 다 왔는데, 왜 이럴까.

  국어 시험도 비슷한 경우가 많다. 제시문을 읽고 문항을 보고 선택지 중에서 답을 하나 고르는데, 그 근처까지는 잘 가지만 정작 정확한 답을 찾는 일은 어렵다. 국어 문항에서 3-4문항을 이런 식으로 풀게 되면 거의 10점 정도가 떨어진다. 선택지 중에서 두 개 정도로 압축해서 고민해본 사람이라면 이 답답함을 알 것이다.

   다시 소풍 장소를 찾는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우선 큰 건물이나 장소를 알고 있다면, 거의 거기까지 찾아간 것이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그 다음의 세밀함이다. 장소를 찾더라도 시간을 많이 소비한다면, 약속 시간을 지키지 못했으니 지각이다. 시험에서는 큰일이 일어날 것이다. 빠르고 정확한 답을 찾기 위해서는 세밀함이 필요하다.

  수학 문제에서 -1, 1은 전혀 다른 숫자다. 값의 차가 크지 않지만, 이것을 비슷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국어에서는 이런 일이 아주 빈번하게 일어난다. 바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아주 정성들인 "세밀함"이 필요한 것이다.

  그렇다면 그 "세밀함"은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어휘에 그 키가 있다. 어휘를 정확하게 모르고서는 '그 건물을 오른쪽으로 두고 50미터 내려와서 길 건너에서 다시 왼쪽으로 돌아 내려오면 맞은 편으로,,,' 라는 설명을 알 수가 없다. 

  문학 부분을 공부하다 보면 "성찰"이라는 단어가 많이 등장한다. 성찰은 자기 자신의 내면을 살피거나 반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일단 그 인물(화자)에게 부정적인 상황이 주어졌다는 것이다. 그 부정적인 상황에 대해서 화자는 자기 자신에 대한 반성이나 자기 내면을 살피고 있는 중이다. 그렇다면 그 부정적인 상황은 무엇일까. 그리고 화자는 성찰로 끝을 맺을까, 아니면 그 상황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일까. 문학에서 부정적인 상황은 일제강점기, 전쟁, 독재, 임의 부재, 가난 등으로 나타난다. 사회적인 요인도 있고 개인적인 요인도 있다. 

  이렇게 줄을 지어 공부를 해야 한다. 영어 어휘를 찾아가면서 어휘의 의미를 찾아야 하고, 그 풀이과정은 -1과 1을 구분하듯이 세밀해야 한다. 그럼에도 중위권 이상의 많은 학생들이 자신이 이미 알고 있는 지식이거나 맥락적 어휘 의미로 문제를 접근하고 또 풀이 후 과정에서도 그냥 지나치고 다음에 실수를 반복하게 된다.

  국어의 어려움은 읽기의 어려움이다. 화법, 작문, 문법, 문학, 독서의 분야들이 사실 다 독서다. 글을 읽는 가장 첫 번째 관문이 바로 어휘와 문장을 아는 것이다. 공부는 느리게 할수록 좋다. 지금이 어떤 처지이든지 천천히 어휘부터 살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