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멍청하게 일을 하다가
갑자기 슬픈 생각이 확 켜진다.
하루 종일 무엇인가를 끝없이 하고 있지만
아무 것도 아닌 일들
현재를 겨우 메꾸기 위해 하는 일들
돈으로 바꿔지는 일들
겨울이 바람을 데려왔는지
바람이 겨울을 데려오는지 늘 이맘 때 부는 바람은 차다
나는 잠시 모든 것을 멈추고 싶다.
아니면 모든 것이 멈추든지.
오늘은 그런 날이다.
다 끓인 라면 옮기다가 냄비를 떨어트려,
방바닥에 내던져진 구불구불한 라면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