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다른 사람을 전혀 알지 못한다.
일 잘하는 청소부가 있었다. 그 청소부는 자신에게 주어진 구역을 누구보다 열심히 청소했다. 젊어서 그랬는지, 책임감이 남달라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싫어도 하여간 청소를 말끔하게 해내곤 했다. 그러다보니 효율적인 방법도 알게 되고 다양한 도구도 많이 쓸 수 있게 되었다. 싫었던 일들을 빨리 처리하고 싶은 마음도 들었다. 남들은 그 청소부를 신뢰한다. 청소를 잘하는 청소부는 누구든지 좋아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그 청소부는 언제부터인지 청소하는 일이 권태롭게 느껴졌다. 날마다 반복되는 일에 아무런 흥미도 느끼지 못했다. 그러고는 생각했다. 청소말고 다른 일을 시작했더라면, 지금이라도 다른 일을 알아볼까. 청소말고 내가 할 줄 아는 일이 뭐가 있을까. 이 일 말고 다른 일이라면 아무래도 상관 없지 않을까.
그런데 어느날 관리부장이 갑자기 그만두게 되었다. 그 곳 관리자는 관리부장 자리에 그 청소부를 고용하게 되는 일이 벌어진다. 청소부는 의아해 했지만 다른 사람들은 모두 그에게 축하 인사를 건넸다. 일을 많이 하고 잘 하더니 이렇게 관리부장 자리까지 오르게 되었다고.
그 청소부는 어떻게 해야할까. 긴 고민에 빠지게 되었다.
그 청소부는 사실 그렇게 정직하거나 책임감이 강하거나 능력이 많지 않은 사람이다. 정작 이제 청소가 싫어지고 그래서 대충하는 날이 많아지고 청소라는 일에 지겨움을 느끼고 그래서인지 다른 곳에 눈을 돌리는 때에 청소를 관리하는자리가 마냥 기쁠 수는 없는 일이다. 고민에 빠진 청소부에게 어떤 말을 해줘야 할까. 혹 그 청소부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어떤 말을 해야 맞는 걸까.
모르면 아무 말이라도 할 수 있겠고, 적당히 알면 조금 말할 수 있겠지만, 잘 알면 아무 말도 못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