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0.17 22:44

그럴 수 있는 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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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수 있는 일들


밤이 오는 것만으로도 밤이 해내는 일이 많아
나는 잠들지 않고 아무것도 하지 않지만
그러므로
나도 뭔가를 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을까 기뻐한다

아무 쓸모 없는 우울이 오는 것만으로도
사는 것이 이런 줄 알았으면 안 살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아침에 몰랐던 것을 저녁에 안다고 달라질 수는 없지

사랑은 네모 방안의 어둠처럼 비워지고 채워지는데
싸우지 않는 식물처럼 시들어 가기도 한다
그렇다고
우울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지
그럴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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