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왔다
가을이 왔다는 것은
무엇인가는 밀려 갔다는 것
어둠을 밀어내는 단단한 스위치의 소리처럼
밀려서 서러운 것들이 켜지는
버려진 한 시 사 분 전
네 생각 더하라고 밤이 길어져 추분에는
젖은 음악같던 여름도 하루만에 밀려나는데
어둠이 매달린 나무 아래서 한 시 사 분
어떤 계절이 마흔 번 정도는 필요했겠지
꽃피어라 꽃피어라 하겠지
네게 내 자리를 내 주며 그 모든 것들이 다 사랑이야
말하겠지 달라지겠지 놓여있던 시간이
그럼에도 말해
꽃 핀다고 계속 볼 수 있을까
어둠이 길어지고 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