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이 고향이다.
오늘 늦은 오후 거기 들렀다가 - 고향에 간 건 아니었지만, 돌아오는 길에 묘한 어둠을 마주했다. 어둠이 특별하지는 않았지만, 그 어둠을 대하는 나는 특별한 느낌을 받았다.
비린내.
어둠에서 느껴지는 비린내, 비가 내리기 전에 풍기는 그 냄새와 비슷했지만 다르기도 하다.
그래서 갑자기 소설 하나를 쓰고 싶어졌다.
쓰고 싶다고 다 되는 것은 아니지만, 또 그냥 쓰기만 하면 되기도 하는 것이라서 몇 줄을 시작했다.
많은 일을 했던 날이었고 많은 생각을 했던 날이었지만,
지금 곁에 있는 것은 선풍기와 이 랩탑 하나, 그리고 소화가 잘 되지 않는 더부룩함.
생각도 소화되지 못하는 시간.
뭐 그런 것들.
삶은 가볍게 무거운 것이니까.
다시 만나지 못할 그 어둠.